올해로 부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미만) 사회로 진입한 지 20년째가 된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저출산 대응정책을 펼쳤지만, 지역의 2014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자녀 수)은 1.090명으로 여전히 초저출산 사회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균형 인구 산정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보면 현재 출산율이 지속한다면 2200년 부산은 12만 명의 소도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간된 UN경제사회국이 내놓은 인구전망보고서도 현재 5029만 명인 우리나라 인구가 2050년부터 감소세에 접어든 뒤 2100년 3850만 명까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저출산으로 인한 암울한 미래는 당장 내년부터 현실화한다.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감소하고 노인 인구가 유소년(14세 이하) 인구를 추월하는 시점에 맞닥뜨린다. 가까운 미래인 2051~206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001~2010년 연평균 4.42%에서 1.03%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학교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2020년부터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대거 편입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한다. 따라서 앞으로 5년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3일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내놓은 '부산시 저출산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이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데 77.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시민 사이에도 저출산의 심각성에 관한 공감대가 상당 부분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설문조사에서 시민은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자녀 양육·교육비 부담'(42.8%)과 '소득고용 불안정'(25%) '일·가정 양립 어려움'(16.6%)을 꼽아 보육·결혼환경 개선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6개 분야)에 관한 물음에서도 1~3순위 합계 기준으로 양육의 경제적 지원이 75.1%로 가장 많았고  임신과 출산 지원(72.8%), 결혼지원(59.0%)이 그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는 지역의 20~50대 남녀 903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미래의 희망마저도 절벽 끝으로 내모는 인구 감소의 가속화에 본지는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대체출산율 2.1명을 목표로 '미래 2.1 프로젝트'를 2016년 어젠다로 선정해 현실과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짚어 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