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인질극을 벌인 정모 씨는 부산 남구 문현동 금괴 발굴에 적극 나섰던 정모(66) 다큐멘터리 작가의 동생이다.
일명 '문현동 금괴 사냥소동'으로 불리는 이 사건의 시작은 1945년 해방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남구 문현동 1219 일대 지하에는 어뢰공장이 있었는데, 전쟁에서 패한 일본이 한국을 떠나면서 상당한 양의 금괴를 이 어뢰공장에 숨겨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해방 후 한 육군 장교가 일본의 지인으로부터 이 공장 배치도를 입수해 소문만 믿고 금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했다.
그 이후 여러 사람이 금괴를 찾아 나서면서 이 소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귀에까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형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이발사였던 박수웅 씨에게 이를 귀띔해줬고, 박 씨가 이발하며 대통령에게 알렸다는 것이다. 문현동 금괴 발굴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정 씨의 형은 대규모 발굴단을 꾸려 거대한 수평굴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으나, 금괴를 찾지는 못했다.
문현동 주민들은 소문만 믿고 막무가내로 몰려든 발굴꾼들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를 봤다. 옛 어뢰공장 위로는 무허가 주택이 난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금괴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땅을 파내 오래된 집이 흔들리거나 금이 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 수시로 외지인이 드나들고, 발굴 작업 과정에서 사업자들끼리 고소가 잇따라 마을 이미지도 훼손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최근 이곳은 금괴 대신 시신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시추가 진행됐다.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한국유족회(유족회) 부산지부는 지난 5월 "일제가 1945년 5월 조선 청년 1000명을 공장 지하갱도에 묻었다"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시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지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유의 국유지로, 자산관리공사의 허가를 받아 지난 9월 30~40m가량 땅을 팠지만, 학살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회는 31일 오전 10시 사상경찰서 앞에서 문현동 금괴에 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