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여·8)가 지금 다니는 학교로 쫓기듯 전학을 온 것은 외삼촌의 폭력 때문이었다. 외삼촌은 술만 마시면 엄마(44)와 아이들에게 화풀이했다. 이곳도 들키면 또다시 도망가야 한다. 생활이 불안정하고 외할머니가 치매라 엄마는 제대로 된 직장도 구하기 어렵다. 일주일 2, 3회 가사도우미와 간단한 아르바이트로 겨우 생계를 이어간다. 우울증이 찾아온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학대를 참다못해 전학을 온 은주는 이곳에서도 따돌림에 상처를 받는다. 언청이수술을 받은 탓에 입 모양이 이상하다고 놀림을 받고 있다. 몇몇 아이들은 옷차림이 매일 똑같다며 "거지냐? 매일 똑같게"라고 놀려 은주는 집에 가 엄마 앞에서 한참 울었다. 지금도 계절에 맞지 않은 반소매를 입고 오빠(10) 신발을 신고 다닌다. 오빠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데다 녹내장 수술을 받은 터라 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외할머니 보기에도 벅찬 엄마를 돕기 위해 은주는 오빠의 공부를 도와주는 등 항상 살뜰히 챙겨주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아이들 때문에 상처받고 펑펑 울었다는 얘기에 마음이 아팠다"며 "학교에서도 은주가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렇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런 은주의 사연을 접한 국제로타리 3661지구(총재 김봉수)는 은주가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전기매트, 이불 베개세트, 전기밥솥, 냄비세트 등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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