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재정 불이익 주도록 법 고치고

- 교육청, 관리감독 실효성 높여야

18일 오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와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 주최로 부산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 열린 '사학비리 근절과 부실사학 정상화를 위한 부산시민 토론회'에서 지적됐듯이 부정 채용된 교직원은 적발돼도 계속 근무하고, 징계권을 가진 재단은 비리 당사자들만 솜방망이 징계를 하는 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일부 사학은 모임을 통해 각종 정보를 교환하면서 법으로 정한 재단의 학교 지원 및 투자 의무는 도외시한 채 비리를 합법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할 부산시교육청의 부실 감사와 사학을 대하는 태도도 문제다. 법정부담금을 미납한 사립학교에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내부 비리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를 보호하지도 않는다. 이에 따라 감독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사립학교법 개정 움직임이 움트고, 되풀이되는 사학비리를 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교조 김용섭 부위원장은 이날 "사립학교 관련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행·재정적 불이익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감사조치 사항과 소청 결정사항 등을 사학이 불이행하더라도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이는 사립학교들이 감사 지적과 교육 당국의 징계 요구에도 막무가내로 버티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사학에 할 수 있는 제재는 학교운영비와 학급 수를 줄이는 것뿐인데 이는 결국 학생에게 피해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D고처럼 교직원 부정채용이 드러나도 사립학교법에는 채용 취소 조항이 없어 조치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인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비리법인 영구아웃제, 사립학교 교직원 채용의 교육청 위탁시행 등도 교육단체들이 내놓은 대안이다. 이와 함께 사학비리를 감독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인 내부고발자 보호와 족벌 경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학교장 등에 대한 교육 경력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도 시급한 대책으로 꼽힌다.

전교조 부산지부 임정택 정책실장은 "일부 비리 사학은 사립학교법을 내세워 교육청의 지도감독을 무시하거나 역으로 교육청에 협박까지 일삼고 있다. 관할청의 행정지도 및 처벌조항 강화와 사립학교 문제 해결을 위한 범시민기구의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시교육청이 후원과 일부 발제를 맡기로 되어 있었지만, 일부 사학의 문제 제기와 시의원의 취소 요구에 후원명칭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육감이 사학과 시의원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고 비리 사학을 두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