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대한 수익에도 영업이익 축소
- 부산시로부터 재정보전도 받아

부산 수정산·백양터널 운영사의 지분 100%를 가진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가 막대한 이자수익과 배당금 등을 벌어들이고도 법인세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새정치민주연합 산하 싱크탱크인 인본사회연구소가 내놓은 '2003∼2014년 수정산터널 감사보고서'를 보면 터널 운영사가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112억 원으로 연간 10억 원 미만이다. 특히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같은 기간 터널 운영사의 영업이익(영업외수익 포함)은 1336억 원으로, 평균 영업이익률이 60.4%였다. 원칙대로라면 터널 운영사는 순이익의 30%(400억여 원)를 법인세로 내야 했지만, 맥쿼리인프라는 운영사에 돈을 빌려주고 시중금리의 4~5배에 이르는 이자를 챙겼다. 12년간 맥쿼리인프라가 터널 운영사로부터 챙긴 이자수익은 영업이익(1336억 원)의 80%가량인 1065억 원이었다. 맥쿼리인프라는 역시 지분 100%를 소유한 백양터널 운영사에 대해서도 돈을 빌려주고 매년 영업이익 가운데 상당액을 이자수익으로 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터널 운영사는 순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로 돌아서 법인세를 아예 내지 않거나 극히 미미한 액수만 내는 데 그쳤다.

백양·수정산터널 운영사는 매년 통행료 수익에다 부산시부터 MRG(최소운영수익보장)와 통행료 인상분 보전 등 재정 보전까지 받고 있지만, 대주주인 맥쿼리인프라로부터 차입한 부채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이 때문에 시는 백양·수정산터널 운영사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터널 운영사의 재무구조 변동은 실시협약 당사자인 시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사항이지만, 운영사들이 일방적으로 부채를 늘려 자본잠식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맥쿼리인프라는 백양·수정산터널뿐만 아니라 부산신항만, 우면산터널, 인천대교, 마창대교 등 전국 12개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한 뒤 같은 방법으로 2004∼2014년까지 1조5421억 원의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