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내기 위주 연구 부실 우려
- 파트너기업 중견업체로 확대

지역대학의 R&D(연구개발) 성과가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부산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이하 부산연합기술지주)를 연결고리로 사업화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경쟁력 확보와 참여 대학의 관심도 편차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이번 사업의 본질은 지역대학의 연구 역량이다.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아이템을 얼마나 많이 발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뜻이다. 대학의 연구 성과 가운데 사업화로 직결될 만큼 유망한 기술도 있지만, 적지 않은 수가 '연구를 위한 연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사업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시는 2025년까지 자회사 71개 설립과 고용 2125명, 매출 3500억 원을 목표로 삼고, 2030년에는 자회사 106개, 고용 3300명, 매출 2조 원의 장밋빛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할 만한 유망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성과 내기 위주로 사업이 흐른다면 부산연합기술지주 자체가 부실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다른 지역의 연합기술지주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나타난 문제다.

지역대학의 태도도 사업 성공을 좌우할 요건으로 꼽힌다. 부산연합기술지주에는 부산교대를 제외한 부산대와 부경대 한국해양대 동아대 동의대 등 지역 14개 종합대학이 모두 참여하고, 전문대 중에서는 경남정보대와 부산과학기술대 2곳이 참여한다. 문제는 각 대학의 연구 역량이 균등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공학계열이 강한 대학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학도 있다. 이 때문에 사업의 무게중심이 일부 대학으로 쏠리면 대학 간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 현금 23억 원과 현물 57억 원 등 80억 원을 출자하는 16개 지역대학의 분담률도 차이가 크다.

파트너기업으로 참여하는 지역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현재까지 매출 100억 원 안팎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삼고 있어 앞으로 파트너기업을 지역 중견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매력을 느끼는 연구성과를 발굴해야 한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지난달 1호 자회사인 비엔비머티리얼(주)을 출범시켰다. 흑연을 이용한 열전도·방열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로 부산연합기술지주가 3000만 원, 지역의 LED 기술업체인 블루싸이언스가 4000만 원, 동의대 3000만 원 등 1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했다. 부산연합기술지주는 2, 3호 자회사 후보기업으로 (주)동명바이오와 (주)연호전자 등을 조율하고 있다. 오존화 오일을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는 (주)동명바이오는 파트너기업이 참여할 예정이고, 블록형 LED 조명기구를 만드는 (주)연호전자는 파트너기업을 물색 중이다.

◇ 부산지역연합기술지주회사 출자 현황 투자주체  투자금액(투자 형태) 16개 대학  23억 원(현금) 부산테크노파크  50억 원(현금) 16개 대학 57억 원(기술) 부산시  운영비 및 인건비  50억 원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