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 느슨해 업태위반 활개
주변에 학교가 있는 부산지역 번화가에 일반음식점을 가장한 유흥업소가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업소 업주들은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신고를 한 이후 관할 구의 단속이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밤 10시 부산 동래구 한 번화가. 취재진은 '쇼 타임' '가라오케' '양주세트 12만 원' 등의 문구가 적힌 전단을 들고 A 업소를 찾았다. 젊은 여성 종업원이 재떨이를 갖다줬다. 한쪽 구석에 있는 테이블석은 소위 '티씨(접대원이 옆에 앉아서 붙는 부가 요금)'가 붙었다. 손님이 중앙 무대에서 노래를 열창하면 접대원이 일어나 팔짱을 끼고 노래를 따라 불러 여느 유흥업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돼 있었다. 현행법상 일반음식점은 춤·노래·접대부 고용이 금지돼 있으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울 수도 없다.
B 업소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은 20년 전 한식을 취급하는 일반음식점으로 문을 열었지만, 지금까지 14명의 업주가 간판을 여섯 번이나 바꿔 달면서 사실상 유흥업소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2006년 술만 팔아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 취재진이 찾았을 때도 '위장 영업'을 하고 있었다.
C 업소는 처음 가게 문을 열 때 영업신고를 하면 구에서 현장조사를 나오지만, 그 후엔 단속이 뜸하다는 점을 노렸다. 이곳은 지난 6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해 구의 현장 조사 직후 유흥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찾았을 때 여성 종업원 5명이 무대 한가운데서 춤을 추며 손님과 담배를 피우는 등 실질적인 유흥업소와 같았다.
특히 A 업소와 B 업소는 가게로부터 200m 내에 고등학교가 있어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학생들이 다니는 구역에서 버젓이 유흥업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구에서는 이를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다.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으로 처음 영업 신고를 할 때는 구에서 한 달 내에 현장에 나가 신고한 내용을 확인하지만, 사업자와 상호 등을 변경할 때는 관련 내용을 기재한 서류만 받기 때문이다. 인근에서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한 굳이 현장에 나가 일일이 조사하지 않는다.
동래구 관계자는 "가게 상인과 마찰을 우려해 불필요한 업태 단속을 자제하고 있다"며 "인력도 부족해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단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교 인근에 유흥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고2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5) 씨는 "간판과 전단을 통해 대놓고 유흥업소 영업을 하고 있는데 구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