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이란 지리적 표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생산·제조 또는 가공하는 것을 업으로 영위하는 자만으로 구성된 법인이 직접 사용하거나 그 감독하에 있는 소속단체원으로 하여금 자기 영업에 관한 상품에 사용하게 하기 위한 단체표장을 말한다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3의 4호).

지금까지 특허청으로부터 지리적 표시 단체장을 받은 것은 '기장미역', '금정산성 막걸리', '구포국수'가 있다. 그러나 부산지역에서 생산된 부산어묵에 대해 특허청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부산어묵' 등록 출원을 거절했다. 지역 어묵 생산자들이 설립한 (사)부산담은 부산어묵이 지난해 11월 특허청에 '부산어묵' 등록 출원을 했으나 지난 8월 거절당했다고 한다. 거절 사유가 '어류살 조미 과정이 공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부산의 지리적 환경이 어묵 품질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부산의 어묵 산업은 부산이 질 좋은 어묵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산·항구도시이기 때문에 탄생했고 발전했다. 제품의 품질·명성과 직결된 수제 어묵 장인들의 우수한 가공기술 또한 이 같은 부산의 지역적 특성에 따라 축적된 것이다. 부산어묵의 품질과 명성은 전국의 소비자와 다른 지역 어묵 생산자들이 인정하고 있다.

특허청의 '어류살 조미 과정이 공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라는 특허 불허 설명은 이해하기 힘들다. 어묵 재료 가공을 공장이 아니라 바다에서 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울릉도 호박엿'의 호박 조청 생산공정이 공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해줄 수 없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아무리 봐도 '부산어묵'의 지리적 표시 등록 거절 이유는 합당하지 않다. 지역 업계가 특허청의 결정 배경으로 '대기업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부산어묵' 등의 상표로 어묵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부산지역 업체들의 '부산어묵' 등록을 반기지 않고 있다.

지리적표시 제도의 근본 취지가 지역의 특정 품질과 명성을 갖는 상품의 명칭을 제도적으로 보호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하는 것임을 특허청은 잊어서는 안 된다. 신동현 용수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독일 본에 있는 '베토벤의 집'에는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음악의 대천재가 태어나 22년을 보낸 이 살아있는 박물관은 아직도 깨끗하고 거의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박물관이 그렇게 쉽게 지켜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1944년 본 시가지의 하늘은 연합군 폭격기들로 까맣게 뒤덮였습니다. 사람들을 따라 하셀 바흐와 그의 아내 안나도 간신히 방공호로 피신했습니다. 지축을 흔드는 폭격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이 교차했지만, 하셀 바흐는 베토벤의 집이 걱정되어 견딜 수 없었습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의 집으로 달려가 보니 이미 그곳에는 불꽃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하셀 바흐는 정신없이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그의 아내도 나와 물을 날라 주었습니다. 아홉 시간 동안 지하실에서 위층으로 물을 날라 불을 끄고 베토벤의 유품을 옮겼습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책부터 가구까지 짐을 날랐습니다. 베토벤의 유품들이 홀부르크성의 지하 보관실에 무사히 보관되는 것을 확인한 후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전쟁이 끝날 무렵에는 '미군들에게 이 집을 내줄 수 없으니 폭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독일군에 맞서 베토벤의 집을 지켜냈습니다.

이 이야기처럼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들은 많이 있습니다. 문화, 사회, 경제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든지 그것은 우리들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우리가 사는 부산에도 지키고 더 발전시켜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더욱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고, 그것을 더 발전시킬 방법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600자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