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 수능과 최근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쉬운 수능을 예고했던 출제본부를 믿고 시험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와 수학영역은 고난도 문항이 일부 포함됐고 지난해 1등급 구분 점수(등급컷)가  98점(원점수 기준)이었던 영어도 올해는 93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와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인문계에서 국어와 수학이, 자연계에서 어려웠던 수학과 과학탐구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같은 출제 기조 속에서 6월과 9월 두 차례 치러진 모의평가 수준으로 문제를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출제 당국의 발표와 달리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가 매우 높아 1등급컷이 93~94점에 이를 것으로 입시전문가는 예상했다. 특히 부담을 느끼는 빈칸 추론 및 문장삽입 문제 등이 포함돼 중·상위권은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인문계 학생이 주로 지원하는 국어 B형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쉬웠지만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높아 1등급컷이 93~97점으로 전망됐다. 국어 A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워 1등급컷이 96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 수학 B형은 올해는 고난도 문제 3문항 정도가 출제되는 등 다소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낮은 96점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자연계 수험생들은 정시 전략을 짜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문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A형은 지난해보다 어려워 1등급컷이 92~95점으로 예상됐다. 한 수험생은 "영어가 예상보다 많이 어려웠고 수학B형도 다소 까다로웠다. 국어는 과학탐구 지문과 같은 비문학 지문이 어려웠다. 과학탐구도 생명과학 문제가 어려운 추론 유형이 많아 이들 영역이 당락에 미칠 영향력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종로엠학원 김윤수 평가실장은 "전체적인 난도를 종합하면 자연계는 수학 B형을 제외하고는 국어, 영어영역이 어려워졌고, 인문계도 국어와 영어영역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어려워져 변별력은 확보됐으나 수험생은 매우 당황하거나 혼란스러워 했을 수도 있다"며 "가채점을 정확히 하고 예상점수와 등급에 따라 정시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을지 신중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