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고교생의 자발적 움직임이 교육청과 경찰 등 외부 감찰의 '입김'으로 주춤하고 있다. 직접적 제재나 단속을 가하진 않았지만, 집회 신고를 취소하게 하거나 경찰의 정보 파악 행위가 포착돼 학생들의 활동이 위축됐다는 얘기다.
10일 부산 일선 고교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부산시민모임에 따르면 1인 시위나 대자보 부착 등 학생들의 교과서 국정화 반대운동이 최근 잦아들고 있다. 국정화 확정 고시 이후 반대운동이 장기화로 돌아섰고 외부에서 오는 '무언의 압박'에 의해 학생들도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부산의 A고등학교 역사동아리는 지난달부터 1인 피켓 시위 등 활발한 반대운동을 펼쳐왔으나 최근 활동을 중단했다. 관할 경찰서가 시위 활동과 교사의 정보를 파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보 확인 전화를 받은 교사들은 학생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돼 활동 자제를 권했다.
B고등학교 학생들은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했으나, 부산시교육청을 통해 취소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이들의 집회는 취소됐다.
이 밖에도 일부 학교 교무실과 정문 등에는 대자보가 붙었고 학교나 시교육청 앞 교사나 학생의 1인 시위도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힘은 빠지는 모양새다. 일선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학생 단속 여부를 고민 중이다. 관리자급 교사들의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는 데다 학생들이 다칠 수도 있어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의 한 간부는 "학교 차원에서 제재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