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사 정관계 확대 '게이트' 조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전직 비서가 부산발 하수도 공사 비리(본지 지난 10월 20일 자 8면 보도)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검찰 수사 범위가 부산시 공무원을 비롯해 정관계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여 해당 수사가 올 상반기 동부산 게이트처럼 비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검사 김형근)는 부산시가 발주한 노후 하수관거 공사 과정에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명목 등으로 관련 업체 대표에게 억대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김 대표의 전직 수행비서 C(37) 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부산지역 하수관거 공사 과정에서 수천만 원대 금품 로비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공사를 맡았던 대구지역 G업체 본사와 부산지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시작했다. 그 뒤 검찰은 이 업체 대표 I 씨를 사기 및 횡령 혐의 등으로 지난 주말 구속했다. 이후 검찰은 G업체를 포함한 업체 두 곳이 부산시에서 시행하는 거액의 노후 하수관거 공사의 대부분을 따낸 사실에 주목하고 I 씨가 부산시 공무원에게 뇌물 로비를 펼쳤는지를 집중 수사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I 씨가 C 씨에게 사업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9월까지 1억 원 이상을 전달한 내용을 파악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C 씨는 하수관거 공사 관련 청탁 외 부산시 공무원을 상대로 한 다양한 형태의 청탁을 해주겠다며 I 씨에게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초기 G사에 부산지역 정치인 보좌관 출신 인사와 일선 구에서 정년퇴직한 고위 공무원 등이 포함된 것이 확인되면서 이들이 공무원 로비의 창구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C 씨는 올 상반기까지 서울에서 김 대표를 수행하면서 비서 역할을 했다. 국회나 지역사무소에 정식 등록된 보좌진은 아니라고 김 대표 측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I 씨에게 금품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산시 간부 공무원 등 3, 4명의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녹산하수종말처리장 방류관거 파손으로 오염물질이 가덕도 어장으로 흘러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민이 부산시의회에 청원한 점에 주목하는 등 해당 수사 범위를 부산지역 하수관거 사업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