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서구, 개선권고 외엔 어려워
- 아파트 허가 내준 시에도 원성
부산 강서구 공단지역 내 주거단지에 입주한 주민이 주변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주민이 1년 넘게 민원을 제기하지만, 구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2일 오후 강서구 신호동 A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악취로 고통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김모(59) 씨는 "밤이면 생선 썩는 악취와 쇠를 갈 때 나는 냄새가 바람에 실려 와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가족 건강에 해가 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올해 강서구 홈페이지에 이곳 주민이 남긴 불만 글만 50건이 넘는다.
이곳에 악취가 진동하는 이유는 아파트 반경 1㎞ 안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2곳과 부산시 하수처리장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물공장과 염색공장도 악취의 원인으로 꼽힌다.
신호동 악취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A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이곳에 사는 주민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들어선 A아파트는 총 5000가구가 사는 대단지로, 강서구 다른 지역보다 전세가가 5000만 원이나 저렴한 데다 녹산공단 등으로 출퇴근이 편하다는 점 때문에 김해 장유 등에 살던 젊은 부부가 대거 입주했다. 하수처리장과 음식물쓰레기업체 등 악취가 빈번한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다 보니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아직 구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 요구를 100% 수용하려면 공단 내 악취 유발 업체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악취 배출업체를 단속해봤자 사실상 구가 개선권고 조치 외에는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 강서구 관계자는 "일정 기간 악취로 세 차례 연속 적발될 때에만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분기마다 주민과 야간에 공단지역을 돌아봤는데, 사실상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폐기물 업체 등이 A아파트보다 앞선 2000년부터 공단에 자리 잡아 이전을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공단 인근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 부산시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이 겪을 불편을 계산하지 않은 채 섣불리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 편의와 지역 공동화 현상을 막으려고 마련한 부지"라며 "공단에는 A아파트 같은 주거단지가 함께 들어서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