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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시청 인근 누비자 터미널 옆으로 시민 2명이 누비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김영록 기자 |
- 누적가입 회원 40만 명 육박
- 7년간 비회원 104만 명 훌쩍
- 대당 회전율 하루 8회 이르러
- 자전거 보험·근로자 수당 등
- 시민 편의 정책·인프라 추진
- 고유가 및 웰빙 바람도 한몫
- 市 "이제 자전거 문화·교육 주력"
경남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성공적인 자전거 생태교통 사례로 손꼽힌다. 공영자전거가 생긴 지 불과 7년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누비자는 이미 창원 시민의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4130대 자전거 누비다
지난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청 인근.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곳곳에서 누비자를 이용하는 창원 시민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직장인은 누비자를 이용해 퇴근길에 올랐고 학생도 가방을 멘 채 누비자를 타고 귀갓길에 올랐다. 주부들은 마트에 갈 때 조그만 장바구니를 자전거 앞 바구니에 싣고 누비자를 탔다. 시민 박수형(44) 씨는 "3개월 전부터 누비자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며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008년 10월 22일 430대의 자전거로 시작한 창원시 공영자전거 누비자(NUBIJA)는 어느새 255개 터미널(무인 대여소)에 4130대로 규모가 확대됐다. 누적 가입 회원 수는 현재까지 39만여 명에 이른다.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 하루씩 이용하는 이용자 수도 매년 수십만 명에 달하고 이제껏 이용한 비회원 수는 104만 명을 훌쩍 넘었다. 하루 평균 이용횟수는 2009년 3771회에서 2013년 1만 8030회까지 늘었다. 자전거 대당 회전율은 하루 8회 정도다. 누비자는 '누비다+자전거'를 뜻하는 합성어다.
창원시는 프랑스 파리의 공영자전거인 '벨리브'를 벤치마킹해 누비자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영자전거'라는 시스템 자체만 참고했을 뿐 나머지는 시가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마산과 진해가 창원과 통합된 이후 마산과 진해에도 자전거 인프라 확장을 계속했다. 통합 이전 창원시 시절보다 이용률에 미치지 못하지만, 점차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
누비자는 처음 시에서 관리하다 현재는 창원 경륜공단에서 관리한다. 100여 명의 인력이 한쪽에 몰린 자전거를 골고루 분배하고 보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간 운영비는 45억 원가량 든다. 반면 연회비 등으로는 10억 원가량만 들어온다. 적자지만 시에서는 누비자를 교통복지 차원에서 이해한다. 누비자는 국내 다른 시도는 물론 국외에서도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누비자는 10·20대 학생층이 40%, 주부가 20%, 직장인이 20%가량 이용한다. 나머지 20%는 외지인이 차지한다. 연간 이용금액은 3만 원이다. 하루 이용은 휴대전화 결제 등으로 1000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제는 자전거 인프라를 늘리기보다는 제도 개선과 자전거에 대한 의식을 전환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살이 바람 타고 성공
창원시는 1970년대에 조성된 계획도시다. 도시를 꾸밀 당시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를 넓게 만들었다. 한동안은 불필요한 시설을 쓸데없이 만들었다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도시를 처음 조성하며 함께 만들어 둔 자전거도로는 창원시가 자전거 정책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유가와 웰빙 바람이 분 것도 자전거 정책이 성공한 원인이다.
또 창원시는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2008년 4월 22일 전국 최초로 자전거 타는 날인 둘둘데이를 만들었다. 관공서를 방문할 때 자전거를 타고 오는 주부 등에게는 쓰레기봉투를 주는 정책도 활용했다. 2008년에는 국내 최초로 자전거 보험에도 가입했다. 자전거 전용신호등과 터널 내 자전거도로도 구축했다. 형평성 문제로 마산 진해와 통합한 이후에는 중단했지만, 근로자를 대상으로는 자전거 출퇴근 수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회사에서 3만 원, 시에서 3만 원을 근로수당으로 줬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적었지만, 어느새 4000여 명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시에서 따로 정책을 진행하지 않아도 시민이 알아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창원시는 2008년 자전거 활성화 조례를 제정한 이후 개정을 반복해 이제 시민에 적합한 자전거 정책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자전거 문화나 이해 배려 교육 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자전거 도로 등을 만드는 사업은 목표치에 거의 도달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당시 공무원 수백 명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모범을 보였다"며 "전문 동호인들보다는 자전거를 처음 타는 시민의 처지에서 자전거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 전국 유일 창원시 생태교통과
- 생태교통연맹 의장 도시 4년째 활동…내년엔 수소차 업무 영역 확대
누비자를 창원의 명물로 만드는 데는 담당 부서의 노력이 컸다. 바로 창원시만의 전국 유일 부서인 생태교통과다.
2008년 5월 14일 창원시 건설교통과 내 자전거정책과로 시작한 생태교통과는 2012년 7월 16일 자전거정책과라는 명칭을 생태교통과로 바꿨다. 당시 생태교통연맹의 초대 의장 도시로 선정됐고 전기차 보급 업무가 추가되면서 따른 조처다. 자전거정책 담당과 자전거시설 담당, 자전거문화 담당으로 분류됐던 이 부서는 이 때 생태교통 담당과 자전거정책 담당, 자전거시설 담당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담당 과장까지 모두 13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자전거정책과가 신설될 당시에도 국내 최초로 자전거 업무를 전담한 부서였다.
생태교통과의 자전거 시책은 2008년과 2009년 창원시 으뜸 시책 대상을 받았다. 생태교통과의 노력으로 시는 2009년 자전거 이용 활성화 사업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고 2010년에는 10대 자전거 거점도시에 선정됐다. 2011년 처음 생태교통 창원 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생태교통연맹의 의장 도시로 4년째 활동하고 있다. 생태교통연맹은 현재 세계 10개국 17개 도시가 참여하는 세계 지방도시 중심의 비동력 무탄소 교통수단 확산을 위한 국제적 연맹이다. 전기차를 담당하면서 국내 최초로 전기차를 민간에 보급하고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전기차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 외에도 정부로부터 각종 표창을 받았고 해외 등에서 정책 발표를 해달라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창원시 강우대 생태교통과장은 "내년부터는 수소자동차까지 업무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송기욱 경발연 연구위원
- "창원과 환경 다른 부산, 구 단위별 도로망 구성…도시철도 연계 고민을"
경남발전연구원 송기욱(사진) 연구위원은 창원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태교통을 바라보는 시민의 견해나 인식도 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전거 이용자가 얼마 없었을 때는 자전거가 성가신 교통수단으로 인식됐는데 이제는 자전거를 하나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어릴 적부터 자전거를 탄 사람인 만큼 성인이 돼 자동차를 몰게 되면 그만큼 자전거를 탄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창원이 국내 생태환경과 생태교통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창원에서 성공한 자전거 시스템을 부산에서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반대론자는 창원은 계획도시인 데다 평지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은 산이 많아 자전거로 출퇴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송 연구위원은 "부산은 산지와 터널이 많아 자전거를 이용하기에는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창원처럼 라인으로 연결하는 것보다는 포인트별로 보행환경개선이나 자전거 도로망을 형성하면 부산이라도 한 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시 단위보다는 해운대 신시가지나 북구 화명 신시가지 등 구 단위로 범위를 좁혀 누비자 같은 공영자전거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연결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송 연구위원은 지역 간 연결 방법에 대해서는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휴일 이외에는 도시철도 내부에 자전거를 타고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이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퇴근 시간에 자전거 입차를 허용하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별도의 자전거 전용칸을 만들지 않는 한 대다수 이용자에게 불편을 줄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창원=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 공동기획 : 부산시·부산경찰청·부산교통공사·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