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아파트 "조망 가린다" 반발
- 호텔 경제성 검증 오류 부발연
- 다시 민간투자 검증 맡아 논란
사업 기한 연장에 실패해 갈 길이 바빠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사업(본지 지난 12일 자 3면 보도)이 인근 주민의 집단 반발로 새로운 암초를 만났다. 이들 주민은 대규모 집회 등 강력한 저항을 예고해 사업 일정에 차질도 예상된다.
요트경기장과 인접한 해운대엑소디움(380가구) 아파트 주민 200여 명은 15일 오후 주민총회를 열고 재개발 사업 반대를 결의했다. 민간사업자인 아이파크마리나㈜와 부산시가 요트경기장 내 호텔(15층, 325실) 위치를 기존 주 출입구 정면에서 서쪽 방파제로 변경하면서 아파트 조망을 가린다는 게 이유다. 아이파크마리나와 시는 현재 학교정화구역에 포함된 호텔 위치를 바꾸지 않고선 실시계획 승인 신청 기한을 맞출 수 없게 되자 긴급히 설계를 변경했다.
엑소디움 아파트 주민은 조망권 침해 외에도 재개발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소음·분진 피해를 내세우며 사업에 제동을 걸 태세다. 엑소디움 주민회는 이에 따라 부산시청을 찾아 대대적인 항의 집회를 열기로 하고,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200명 규모의 시청 앞 집회신고를 마쳤다.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2012년에도 열 달가량 시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주민회 오세중 총무는 "시와 아이파크마리나의 요트경기장 재개발 설계를 보면 엑소디움 아파트와 가까운 쪽으로 혐오시설을 몰아넣었다. 상당수 입주민이 반대한다"며 "올바른 재개발이 되려면 설계와 사업계획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집단 민원 외에도 부산발전연구원(부발연)이 또다시 민간투자 적격성 검증을 맡은 것도 여전히 논란이다. 부발연은 2013년 요트경기장 호텔의 수입(특2급)과 비용(특1급) 기준을 달리 적용한 검증으로 재개발 사업이 장기 표류하는 데 한 원인을 제공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민간의 회계 전문가 등이 참여해 완전히 새로운 검증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발연이 재수행하는 검증은 절대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아이파크마리나 최대 주주인 현대산업개발의 김재식 대표이사는 이날 오전 시청에서 서병수 시장을 만나 요트경기장 재개발 설계 변경에 따른 사업계획서 수정안을 제출했다. 서 시장은 이 자리에서 "요트경기장 재개발은 시의 오래된 숙제다. 꼭 해결해야 한다"며 "엑소디움 아파트 주민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송양호 시 해양수산국장은 "지금 변경한 설계안은 확정된 게 아니다. 내년 2월까지 주민 의견과 감사원 감사 결과 등을 최대한 반영해 조정할 것"이라며 "민자 적격성 검증도 시의원,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를 자문단에 포함시켜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