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일정 지연 불가피할 듯

부산대 총장 직선제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부산대 총장 선거 규정 및 시행세칙(안)'에 관한 교수 총투표가 다음 주로 예정된 가운데 교수회장이 제도 보완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교수회장은 규정안이 가결될 경우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다음 달 예정된 총장 선거 일정도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대 김재호 교수회장은 "현재의 총장 직선제안은 후보자들의 '무결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현재 총장 직선제 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사퇴하고, 부결되면 제도 보완을 제안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은 현 규정안의 어떤 부분이 부정선거의 여지를 남기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부산대 총장 직선제 규정안에 관한 교수 총투표는 19일부터 사흘간 부재자투표 형식으로 치러지며 22일 오전 11시 개표한다. 현재 교수회가 제안하고 대학규정심의위를 통과한 규정안은 교수(전체) 직원(교수 전체의 11%) 학생·조교(교수 전체의 각 2%)가 참여하는 직선제로 차기 총장을 선출한다는 내용이다.

김 회장의 이번 발언은 교수회 내에 총장 선거 규정안을 둘러싼 내분이 있음을 암시한다. 김 회장은 "교수회 내에서는 총장 직선제 규정안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자는 입장과 완벽하게 가야 한다는 입장이 나뉘는 게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교육부와 대학의 극한대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거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 대학의 도덕성 문제를 넘어 모든 대학의 자율화 운동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며 "대학 자율화와 민주화를 외친 고 고현철 교수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부정선거로 인해 파국을 맞지 않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