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밥은 인도, 중동, 남미 등 세계 어디에나 흔하다. 나시고랭은 인도네시아 대표 볶음밥이다. 중국집에도 볶음밥은 있다. 가장 글로벌한 음식인 셈이다.

글로벌 스타였던 마이클 잭슨이 감탄했다는 비빔밥은 한국에만 있지 않을까? 일본인은 우리 김치를 기무치(キムチ)로 만들더니 비빔밥도 비빈파(ビビンパ)로 만들었다. 식재료의 독립적 맛을 즐기는 저들의 식문화로는 낼 수 없는 융합적 맛에 홀딱 반했기에 그랬겠다. 비빔밥을 골동반이라 한다. 골동(骨董, 汨董)에 여러 가지를 섞은 것이라는 뜻도 있지만 오래된 것이라는 뜻도 있다.

골동품(骨董品)이 오래된 물건이라면 골동반(骨董飯)도 오래된 밥이다. 특별한 요리법(recipe)으로 새롭게 만든 음식이 아니다. 있는 밥에 있던 나물, 묵은 김치 등 남아 도는 음식을 넣고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먹는 음식이다. 도라지나물이 있다면 좋겠지만 콩나물이어도 좋고 없어도 된다. 열무김치라면 더 근사하다. 잣 등의 고명이 없어도 참기름 몇 방울로 족하다. 계란 프라이를 얹는다면 금상첨화다. 혹시 먹다 남은 고기가 있다면 대환영이다.

돌솥에다 담아 먹는 오방색 비빔밥도 좋지만 양푼에다 먹는 소박한 비빔밥도 훌륭하다.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해먹기도 편하며, 맛도 좋고, 영양도 골고루라 몸에 좋다. 비빔밥은 가장 대표적 한류 음식으로 꼽기에 손색 없다. 한데 어우러지는(mix and match) 그 맛은 가히 세계 제일이라 해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