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사천시·의령군만 도입
- 부산지역 전역 시행과 '대조'
- 창원·김해 등 도시주민 불편
- 경쟁 저해·소비자 선택권 막아
경남 일선 시·군이 특정 도시가스 시설의 정기검사 권한을 민간업체에 개방하는 문제를 외면해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1984년 7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등 관련법을 개정, 민간 공인검사 기관도 특정 도시가스 사용 시설에 대한 정기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월 사용량이 2000㎥ 이상인 곳 등 특정 도시가스 시설에 대한 정기검사(매년 한 번)를 독점했으나 공정한 경쟁 유도 등을 목적으로 민간업체에도 검사 문호를 개방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시·군의 민간 개방 실적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현재 이 제도를 도입한 곳은 양산·사천시와 의령군 등 3개 시·군에 불과하다. 경남의 경우 6000여 개 도시가스 시설이 정기검사 대상이다. 이는 부산시의 경우 16개 구·군 전체가 2013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는 등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자체 대다수 역시 민간에도 도시가스 검사업무를 위탁하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민간업체 개방 부진이 도시가스 수용자 입장에서도 불리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가격·품질·서비스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 민간업체의 경우 법정 고시가에 비해 최고 23.3% 싼 검사비를 받고 있다. 특히 양산 등 인구 밀집지의 경우 정기검사 대상 시설은 늘고 있으나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전담 검사인력이 부족, 대기시간이 길어져 원성을 사고 있다. 양산시는 이 같은 민원을 고려해 지난 8월 관련 고시를 개정해 민간업체에도 검사 참여의 길을 열었다.
정기검사 진입 장벽에 대한 민간 공인검사 기관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경남 일선 시·군의 이런 태도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뿐 아니라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규제완화에도 역행한다는 것이다. 경남 20여 개 민간 공인검사 기관은 최근 경남 시·군에 민간업체 참여를 촉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남 시·군의 민간업체 개방 실적이 저조한 것은 군 단위 지역의 경우 대상 시설이 적은 데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준정부기관으로 전문성과 공신력 등 측면에서 민간업체보다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업체가 참여할 경우 과당경쟁과 부실검사의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가스안전공사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으로 부산과 수도권의 선례를 보더라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민 김정수(56·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씨는 "도시가스 정기검사의 민간 개방은 분명 장단점이 있겠지만, 최종 선택은 소비자가 할 수 있도록 시·군의 업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