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견 건설사 실소유주에게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로 기소된 조현오(60) 전 경찰청장의 첫 재판이 2일 열렸다. 첫 공판임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변호인은 수사기록 등의 증거 채택 과정에서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영문 부장판사)는 2일 조 전 청장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H건설 실소유주 정모(51)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청장의 변호인들은 조 전 청장이 정 씨에게 형사 사건의 편의 제공과 친분 있는 경찰 간부의 승진 인사 청탁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조 전 청장 측은 "검찰이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에서 정 씨에게 3000만 원을 받았다고 기소한 2010년 8월은 경찰청장 인사청문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로 객관적으로 금품을 주고받을 수 없다"며 "나머지 2000만 원을 받았다고 검찰이 기소한 2011년 7월에는 정 씨와 만난 적도 없다"고 변론했다. 하지만 정 씨의 변호인은 정 씨가 조 전 청장에게 5000만 원을 건넨 점은 모두 인정했고, 호의적으로 돈을 준 것이지 직무 관련성은 없어 뇌물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에서는 서울중앙지검으로 파견 근무 중인 이주형(45·사법연수원 30기) 부부장검사를 비롯해 부산지검 특별수사부 검사 4명 전원이 재판에 참여해 공소유지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