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진은 규제 안돼 보호막 고려

화재로 전소된 중고차 매매단지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분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29일 부산 연제구에 따르면 지난 4월 불이 난 거제동 중고차 매매단지(부지면적 3166㎡)가 이달 초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철거 현장에 안전가림막이 일부만 설치돼 인근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도로 쪽은 안전가림막이 쳐 있지만 주택가와 1m 정도 간격을 두고 맞닿아있는 면에는 가림막이 없다(사진).

이로 인해 주민들은 철거작업 때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한다. 주민 정모(여·60) 씨는 "화재로 인한 불편도 다 감수했는데 철거작업을 하면 주택 쪽에도 안전 가림막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철거작업은 응당 필요하지만 소음과 철가루 같은 분진에 빨래도 제대로 못 널고 있다"고 털어놨다. 주민 박모(여·75) 씨 역시 "철거를 한다고 차를 들어내면서 집이 쿵쿵 울린다"며 "구청에 가서 어려운 사정을 얘기 했지만 담당부서가 어디인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제구는 주택가 쪽에 안전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은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건물 벽이 3m 이상이면 안전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소음과 달리 분진 문제는 구가 나서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제구 환경위생과 담당자는 "해당 지역에 소음측정을 한 결과 기준치가 넘어 철거업체에 시정명령을 할 계획이지만 분진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작업할 때 물을 뿌리는 등 업체도 신경쓰고 있는데 먼지를 완전히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흉물이나 다름없는 화재현장과 맞닿아있는 것도 불편한 상황에서 안전 가림막이라도 높게 설치해 분진피해를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구는 "주택가 쪽에는 간격이 좁아 (설치가) 어렵다"며 "주민들이 동의하면 주택 자체에 보호막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