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고 밝혔지만 승소 어려워
2008년 부산항대교 출자자 지분 변경 때 발생한 차익 292억 원의 소유권을 놓고 운영사인 북항아이브리지와 부산시가 벌여온 소송에서 시가 두 번 연속 졌다. 이에 따라 북항아이브리지 최대 출자자인 현대산업개발(현산)이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면서 가시화한 부산항대교 자본재구조화 협상(본지 지난 7월 24일 자 1·3면 보도)에서도 시가 주도권을 잡기 어려워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고법 행정2부(손지호 부장판사)는 23일 북항아이브리지가 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에서 시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2008년 12월 북항아이브리지가 금융회사들과 체결한 최초의 약정은 실시협약과 기본계획상 공유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애초 시는 북항아이브리지의 출자자 지분 변경이 자금재조달에 해당한다고 보고 공유이익 292억 원을 나눌 것을 주장했지만, 북항아이브리지는 "단순한 지분 변경은 공유이익이 아니다"라며 소송을 냈다.
특히 항소심 판결은 1심과 달리 북항아이브리지가 시에 공유이익을 지급해야 할 의무 자체를 부정했다는 점에서 1심 패소 후 항소한 시가 오히려 더 불리한 조건이 됐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최초 금융약정도 자금재조달에 해당해 공유이익을 산정해야 하나, 그 산정 시점만 이후의 금융약정으로 늦춰진다"는 취지로 판결했었다. 시는 논의를 거쳐 상고한다는 방침이지만 상고심 승소 가능성은 더 작아진 셈이다.
이번 판결은 자연스럽게 부산항대교 자본재구조화 협상과 연결된다. 시는 내년 초 '부산항대교 교통수요 재추정 학술용역'을 발주하기로 하는 등 현산의 지분 매각 방침이 알려진 이후 북항아이브리지와의 운영방식 재협상을 준비해왔다. 시는 내년 6월께 부산항대교 접속도로인 '동명오거리 간 지하·고가도로'가 준공하면 본격적인 재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현재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적용되는 부산항대교 운영을 비용보전방식 등으로 전환해 수백억~수천억 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가 당장 내년 6월 북항아이브리지에 MRG로 물어야 할 돈은 40여억 원에 달한다.
현산은 지분을 매각하려면 시의 승인을 얻어야만 해 시가 요구하는 운영 방식 재협상을 거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현산 임원은 지난 7월 시 고위 간부를 찾아 "진행 중인 소송을 중단하는 것을 포함해 서로가 윈-윈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결국 이번 소송이 부산항대교 운영방식 재협상에서 요긴한 협상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 관계자는 "소송에서 이겼다면 북항아이브리지와의 재협상이 더 수월해질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재협상은 부산항대교 교통수요 재추정 등 과학적 조사를 기반으로 진행하는 것인 만큼 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