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모행사·교육부 규탄대회

총장 직선제를 외치며 투신한 부산대 고(故) 고현철 교수를 추모하고 교육부를 규탄하는 전국교수대회가 18일 열린다. 공·사립을 막론하고 하나의 쟁점을 가지고 교수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교수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고 교수 추모 및 대학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전국교수대회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교수대회에 앞서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비대위 측은 "대학 자율화와 민주화를 외치며 투신해 의롭게 산화한 고 교수에 대해 공식적인 조의마저 표하지 않은 교육부 당국을 규탄하고 교육부의 각성을 요구하는 자리"라고 교수대회의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시대의 지성, 다시 나서다'를 주제로 한 이번 대회에는 ▷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 ▷국공립대교수연합회 ▷사립대교수연합회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학교단체협의회 ▷비정규교수노조 ▷교수노조 등 7개 교수 관련 단체가 총출동한다. 이번 대회는 2부로 나뉘어 고 교수 추모행사와 교육부 대학정책에 관한 규탄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추모제 때는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박은화 부산대 교수가 진혼무를 춘다. 2부에서는 권진헌 전국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 박순준 한국사립대교수회연합회 이사장 등이 규탄사를, 서울대 김명환 교수, 정의당 정진후 국회의원, 지병문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 회장, 황석재 부산대 총학생회장 등이 연대사를 낭독한다. 집회가 끝나면 교수들은 여의도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사를 항의 방문한다.

9·18 전국교수대회 조직위원회는 교수대회에 앞서 담화문을 통해 행동을 강조했다. 담화문은 "우리는 그간 비판과 울분을 쏟아내면서도 누군가가 나 대신 나서서 말할 것이라고 여기고 침묵하는 개인이 됐다. 침묵으로 인해 대학은 자유와 자율을 상실하고 교육부 관료의 부당한, 불합리한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타율적 존재가 됐다"고 반성하면서 "이처럼 불합리하고 차별적이며 비도덕적인 정책에 반대하고 결코 따를 수 없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고현철 교수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며 우리가 행동하기를 절절히 바랐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행동해야만 노예가 아닌 자유민이 될 수 있다"며 교수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대회를 통해 교수들은 대학이 자율로 총장을 선출하도록 공식적으로 교육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특히 국공립대 교수들은 총장 직선제 전환을 다시 한 번 결의하는 자리가 된다. 현재 전국 국·공립대 중 유일하게 부산대가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전환하기로 대학본부와 교수회가 합의하고 현재 학칙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국해양대는 교수회가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총장 직선제 추진을 결의하고 대학본부 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경상대 부경대 부산교대 충남대 등 다른 국립대들도 교수회 차원에서 직선제 전환을 추진하는 등 부산대발 총장 직선제 회귀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