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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승 르까프의 신발디자이너 이상림 씨가 디자인 시안을 그리고 있다. |
21세기는 '디자인 시대'다. 산업뿐만 아니라 의식주를 비롯해 주변에 디자인이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다. 전통적인 산업, 시각디자인 외에도 IT(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디자인이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무형의 경험을 형상화하는 서비스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디자인 가운데 부산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분야가 있다. 신발디자인이다. 한때 화승 르까프를 대표주자로 해 우리나라 '신발 메카'로 불리던 부산은 지난 1980년대 이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라인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명성을 잃어갔다. 그러나 인체공학에 감성, 스토리까지 접목한 디자인 등으로 최근 부산 신발이 재도약하고 있다. 강서구 녹산동에 있는 트렉스타(브랜드명 Treksta)가 등산화 부문에서 2014년 기준 글로벌 브랜드 역량지수(GBCI) 1위 기업에 꼽히는 등 많은 업체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집계한 부산지역 주요 신발 관련 업체 30곳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3676억 원. 업계는 올해 매출액이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산에 전국 신발업체의 45.3%가 모여 있고, 경남 김해 등 인근 지역을 포함하면 신발 업체의 절반 정도가 부산권에 집중해 있다. 이에 힘입어 최근 부산 신발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출액은 2011년 4억6300만 달러, 2012년 4억7400만 달러, 2013년 5억2300만 달러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발디자이너들은 신발을 단순히 발을 잘 보호하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디자인이 강조되는 '패션의 시작이자 종결' 아이템으로 꼽기도 한다. 화승 르까프의 신발디자이너 이상림(33) 대리는 "신발을 디자인할 때는 발을 보호하는 인간공학적 측면을 먼저 고려하고, 여기에 감성적 측면의 패션아이템과 IT시대에 걸맞은 첨단 도구까지 효과적으로 접목해야 한다"며 "어느 한 분야라도 시대에 뒤처지면 고객으로부터 외면받는다"고 설명한다.
신발디자이너를 '30㎝ 공간의 장인'으로 규정하는 그는 "그 좁은 공간에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하고, 소비자와 기업 입장까지 고려해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작업이 녹록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디자인이 상품이 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 조화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신발디자인을 일종의 '종합예술'로 표현했다.
길을 갈 때도 사람들의 신발만 보게 된다는 이 대리는 꿈속에서도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있어 근무시간에도 잠을 청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을 자유로운 직업인이라고 자랑한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창출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근무시간에도 자유로이 전시회나 포럼 등에 참석할 수도 있고, 시장조사를 위한 잦은 해외여행도 빼놓을 수 없는 직업적 매력이란다. 처우는 신입이 연봉 3600만 원대, 5년 정도의 대리급이 420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이 이 씨의 귀띔이다.
최근 부산의 신발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디자이너의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부산시가 한국신발협회와 서로 연계해 부산 우수 신발브랜드를 선정하고 대형매장을 여는 등 '슈즈플러스'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관련 지역 일자리의 창출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발에 최첨단 과학까지 접목하는 트렌드가 갈수록 두드러질 것입니다. 따라서 인류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한 신발디자이너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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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시니어직능클럽 특별취재단=단장 김양우·취재 안병화 양희주 송동선 김철하 김정기 편도욱·사진 강명수 정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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