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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 시공사가 건설 중장비를 동원해 부산 남구 대연2재개발구역 내 특수학교인 구화학교로 들어가는 통학로에 안전시설 없이 주택을 철거하고 있다. 부산구화학교 제공 |
- 대형차량 통학로 막아서기 일쑤
부산의 한 대규모 재개발 공사장에서 벌어지는 막무가내식 공사로 인근 학교가 신음한다. 하지만 관할 구와 시공사는 형식적인 답변과 부실한 대책으로 일관해 비난을 샀다.
10일 오후 2시께 남구 대연동 대연2 재개발 구역에는 2018년 3149세대가 입주할 L아파트 건설 공사를 앞두고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기존 주택을 부수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군데군데 안전 울타리와 분진망이 설치돼 있었지만 바람에 날리는 먼지와 집을 부술 때 생기는 소음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문현동 방향으로 재개발 구역과 경계 지점에 있는 부산구화학교다. 이 학교는 유·초·중 청각장애·발달장애 교육기관으로 현재 93명이 재학 중이다. 이 가운데 부모와 함께 걸어서 통학하는 학생은 4명, 자가용으로 통학하는 학생이 20명가량이다. 나머지는 통학버스를 이용한다.
이 학교로 가는 통학로는 차선이 없는 너비 4m가량의 도로가 전부다. 공사차량이 통학로를 막아서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철거 현장에 설치된 안전 울타리와 분진망은 허술하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었다. 대형차량이 수시로 지나가는데도 신호수조차 없다.
소음과 먼지도 문제다. 학교 경계 지점에서 건물 철거를 하면서 소음 저감장치는 물론 물도 뿌리지 않아 교실 안까지 희뿌연 먼지가 들어와 상당수 학생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과 교사 모두 종일 마스크를 착용한다.
학교 측은 올 상반기부터 남구와 시공사 등에 수십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항상 "알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푸념했다. 이후에는 잠깐 분진망을 설치하고 물을 뿌리는 척하다가도 며칠만 있으면 막무가내식 공사는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통학로 안전과 비산먼지 및 소음 방지책은커녕 통학로에는 철거 잔해물이 떨어지고, 폐자재에서 발생하는 먼지 농도만 더욱 짙어졌다. 이 학교 외에도 재개발 구역 앞에 있는 연포초등·해연중·중앙고 등도 안전관리 소홀로 1000명이 넘는 학생이 철거 잔해물이 떨어지는 위험천만 통학로를 다니고 있다.
부산구화학교 이송우 행정실장은 "1년 가까이 통학로 안전대책과 소음·분진 해결책을 요구했는데 남구와 시공사는 항상 눈가리고 아웅식의 미봉책으로 일관했다"며 "경제적 이득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건강을 염려하지 않고 배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