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대학정책 시정촉구 성명

전국 교수들이 총장 직선제 쟁취를 외치며 투신한 부산대 고(故) 고현철(54·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추모하고 대학 자율성 회복을 촉구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

전국 국공립대 및 사립대 교수들로 구성된 전국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국공립 및 사립대학 교수대회' 개최를 선언한다고 8일 밝혔다. 전국교수대회는 오는 18일 여의도광장에서 1000여 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국공립대는 물론 사립대 교수를 아우르는 전국교수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10일 국정감사를 앞둔 교육부를 압박하려는 취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 상대 국정감사에서는 부산대 고 교수 사태와 총장 직선제 추진에 따른 교육부의 행·재정적 압력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수대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대위는 고 교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교육부의 잘못된 대학정책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대위 측은 "대학 자율화와 민주화를 외치며 투신해 의롭게 산화한 고 교수에 대해 공식적인 조의마저 표하지 않은 교육부 당국을 규탄하고 교육부의 각성을 요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구체적으로 ▷교육부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반성하고 교육공무원법에 규정된 총장 선출 방식의 자율적 결정을 국립대에 보장할 것 ▷대통령이 후보 시절 총장 선출에 대해 대학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한 발언을 준수할 것 ▷행·재정적 제재를 통한 무리한 정책의 강요 폐지 ▷국회 등 헌정기관의 교육부에 대한 철저한 감사 요구 등을 촉구하고, 교육부의 부당한 정책에 대한 교수들의 항거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전국교수대회에서 더 구체적이고 강력한 결의문을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교수대회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부산대 김재호 교수회장은 "생명을 던져 고인이 수호하고자 한 대학의 자율과 민주주의를 이제 남은 교수가 지키기 위해 마음을 모으는 자리"라면서 "교육부의 부당한 압력에 전국 대학이 연대해 저항할 것을 결의하며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