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 2m 기준 미달인 곳 많고
- 곳곳에 공사자재·입간판…
- 기장군 갑자기 길 사라지고
- 2차선 도로 차와 겸용 '아찔'
- 서구~영도구도 정비 미흡
2009년부터 국토를 자전거길로 연결하는 국가자전거도로 사업의 부산 구간(95㎞) 사업이 연내 완료를 목표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자전거 운행자의 편의와 안전을 해치는 구간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상당수 자전거 도로가 좁은 폭 등으로 정부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심지어 자동차전용도로 위에 설치돼 있는 등 부적합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본지 취재진이 지난 1, 2일 사하구~서구~영도구~중구~동구~남구~수영구~해운대구~기장군으로 이어지는 부산 구간을 직접 자전거로 달리며 점검한 결과 확인됐다.
특히 서부산권 '허리'에 해당하는 서구~영도구와 동부산권 '꼬리' 격인 기장군 자전거길의 정비가 미흡했다. 자전거길이 갑자기 끊긴 곳에 아무런 안내가 없어 운행자가 헤매는 구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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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고신대병원 앞 자전거길은 버스정류장 앞을 가로질러 시민이나 자전거족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
사하구 다대포에서 출발해 강변대로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은 부산 구간에서 손꼽을 만큼 넓고 쾌적했다. 이 길을 이용하면 감천사거리까지 손쉽게 연결됐다. 하지만 감천사거리에서 서구 암남동 고신대병원을 향하는 오르막길을 가다 보면 자전거길의 폭이 급격히 좁아졌다.
행정자치부와 국토교통부의 '자전거이용시설의 구조·시설기준에 관한 규칙'(자전거시설규칙)에 따르면 자전거길의 폭은 최악의 여건일 경우에도 2m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서구 구간에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이 일대에는 급격한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에다 좁은 길, 서너 개의 버스정류장과 아파트단지 출입구가 자전거길과 접해 있어 자전거 운행자를 상당히 힘들게 했다. 서구 관계자는 "사하구와 영도구를 잇는 이 구간은 차량 통행이 잦고 도로가 좁아 자전거길 여건이 좋지 않다"며 운행자가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갈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사하구 구간을 지나자마자 열악해진 자전거길 사정에 취재진과 동행한 윤모(28) 씨와 문모(28) 씨는 눈살을 찌푸렸다. 주말 부산 시내 자전거 운행을 즐기는 이들은 "자전거길이 이 정도로 엉망이면 차라리 차도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편이 낫겠다"고 불평했다. 서구에서 남항대교를 넘어오면 시작되는 영도구 구간은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자전거 전용도로'냐 '보행자 겸용도로'냐를 놓고 최근까지 경찰과 의견충돌이 있었던 탓이다. 영도구 구간은 오는 10월에야 착공해 내년 4월께 완공될 전망이다.
중구~해운대구를 지나는 동안에도 군데군데 불법주차나 자전거길 위에 버티고 선 입간판 등이 자전거길을 막았다. 특히 남구 구간은 문현동으로 접어들어 부산골프클럽 쪽으로 향하는 다리에 십여 대의 스쿠터가 일렬로 주차돼 주행을 방해했다. 골프클럽 인근 공사장에서는 아예 공사 자재를 자전거길 위에 쌓아둬 자전거 운행자의 안전을 위협했다.
기장군 구간으로 진입해 일광면사무소 인근 삼거리를 지났을 때 자전거길은 갑자기 끊겼다. 주위에는 어떤 안내 표지판도 없었다. 한 시간가량 일대를 헤맨 끝에 한국유리공업 부산공장(일광면 이천리) 부근에 이르자 자전거길은 다시 갑자기 나타났다.
자전거시설규칙은 교차로 등 길이 헷갈릴 수 있는 '상충구간'에서 자전거길 표시를 암적색으로 나타내도록 했지만 기장 지역 대부분 구간에서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한국유리공업에서 임랑해수욕장 방면으로는 자동차 전용도로 위에 자전거길이 나 있어 운행자를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가로수·전신주·관리되지 않은 채 무성한 길가의 식물 탓에 운행자는 번번이 자전거에서 내려 우회해야 했다. 특히 임랑해수욕장을 지나 월내리에 이를 때까지는 자전거길이 없다시피 했다.
한편 국가자전거도로 사업은 2009년 행정자치부가 수립한 '국가자전거도로 기본계획'에 따라 2019년까지 조성되는 총길이 2175㎞의 대역사다. 투입 예산은 1조205억 원. 297억 원의 사업비를 들이는 부산 구간은 사하구 다대포에서 출발해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동해안자전거길(720㎞)에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