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선박 도입 과정에서 선박 톤수를 조작하고, 도입 비용도 낮게 신고해 수천만 원대 관세를 포탈한 선주가 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2010년 중국으로부터 500t급 예인선을 도입하면서 설계사, 검사원을 매수해 선박 톤수를 500t 아래로 책정되게 한 혐의(선박법 위반 등)로 선주 김모(47) 씨와 임모(47) 씨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선주들은 3500만 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박 운항 관련 국제협약(SOLAS)에 따라 500t을 넘는 배는 구명보트 등 수억 원대 안전설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절감하려 선주들은 선박안전기술공단(KST) 소속 정모(49) 씨를 매수하고 설계사 김모(60) 씨에게 4400만 원을 건네 거짓 도면을 만들게 했다. 김 씨는 원본 도면에서 선박 하부를 깎아내 577t인 중량을 489t으로 조작한 거짓 도면을 해양수산청에 제출했다.

해수청 직원의 톤수 측정 실사 때는 선박을 바다에 띄워 선박 하부를 가려 도면 위조 사실을 숨겼다. 이렇게 측정을 통과한 선박에 대해 정 씨는 선박안전설비검사 서류를 꾸며 증서를 발급해줬다. 이 과정에서 선주들이 챙긴 부당이득은 5억6000만 원에 달한다. 해당 선박은 지난 6월까지 운항하는 동안 4차례 KST의 중간검사도 모두 통과했다. 해경 관계자는 "선박 검사 시 해수청과 KST 사이의 업무교류가 전혀 없다"며 "이 때문에 KST에는 원본 도면이 제출됐음에도 범죄 행위가 적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 같은 제도상의 허점이 보완되도록 해양수산부에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