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료 후 평가 통과해야 복귀
- 파격제도 전국 첫 시행 주목

업무 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부산시가 추진해온 장기 재교육 프로그램(본지 지난 5월 29일 자 8면 보도)이 논란 끝에 전격 시행된다. 이는 공직사회 최초로 도입되는 파격적 제도로, 교육의 성패는 물론 다른 자치단체로의 확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는 5급 이하 본청 행정직과 본청 및 구·군, 사업소 기술직 공무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자기 창조혁신 교육'을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교육은 ▷금품수수 비리 ▷각종 진정·고소·고발 연루 ▷업무 미숙 ▷해당 부서의 상습 전보 요청 등에 해당하는 공무원을 현업에서 배제한 후 역량 강화와 의식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노조와 함께 별도 역량평가를 통해 하위 3%의 점수를 받은 120여 명을 가려낸 뒤 다음 달 말 2차 심사를 거쳐 30명 이내의 최종 교육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교육은 시 인재개발원에서 오는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4개월간 이뤄진다. 대상자들은 주간, 월간, 교육 수료 후 각각 과제 수행 정도 등에 관한 평가를 받는다. 평가를 통과한 대상자는 내년 상반기 업무에 복귀하며, 평가에서 떨어지면 다시 4개월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시는 지난 7월 초 올해 하반기 인사평가에서 하위 10%(400여 명) 점수를 받은 직원을 1차 교육 대상자로 발표했다가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으며, 결국 재교육을 보류했다. 시는 그러나 교육 명칭을 '직무 수행능력 향상'에서 '자기 창조혁신'으로 바꾸고, 기간도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한 이후 노조와의 합의를 끌어냈다. 특히 인사평가와 별개로 재교육 대상자 선별만을 위한 역량평가를 진행하는 보완책을 마련했다.

부산시 김병곤 기획행정관은 "그동안 많은 지자체가 비슷한 제도를 시도하다가 모두 실패했지만, 부산시는 노조와 합의를 토대로 하는 만큼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