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탄 70대 노인이 아파트 승강기를 들이받고 통로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동휠체어가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의 필수 이동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승강기 안전장치가 미흡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26일 오전 7시15분께 부산 사하구 다대동 한 아파트 승강기 통로에서 김모(여·76) 씨가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이모(64)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0층에서 승강기를 타기 위해 휠체어를 조작하던 중 엘리베이터 문을 강하게 들이받아 문이 열린 틈으로 2층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던 김 씨는 지난달 전동휠체어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동휠체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휠체어 조작 미숙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이지만 오작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고가 계속 발생하지만 아파트는 안전시설 설치 대상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27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부산지부에 따르면 국민안전처는 승강기 문 이탈에 따른 추락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1·2종 근린생활시설에만 승강기 문 이탈 방지장치를 설치하도록 했을 뿐 아파트는 빠져 있다. 이탈방지장치의 평균 가격은 승강기 문 한 개당 10만 원이다. 승강기가 2대인 20층 아파트 1개 동 안전장치 설치비만 400만 원이다.
중증장애인이나 노인의 필수 이동수단인 전동휠체어를 체계적으로 다룰 교육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전동휠체어는 최고속도가 시속 15㎞이고 제동거리가 3.5m로 각종 사고에 노출돼 있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없어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가 2012년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상설교육을 시작했지만 실내 이론교육에 이어 넓은 인도와 한적한 도로 등에서 실외교육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산지부는 전동휠체어 탑승자들이 정확한 조작법을 익히게 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기 위해 '휠체어 체험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나 적당한 용지를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