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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경대 김세권 교수가 연구실에서 자신이 펴낸 영문서적을 배경으로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
인류는 과연 어느 정도의 바다 자원을 활용하고 있을까? 채 1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관련 학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는 미래 인류의 생존이 걸린 바다 특화 학문과 연구기관이 집중해 있다. 3면에 바다를 끼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바다 관련 연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부산에 있는 국립 부경대학교는 해양·수산 연구 분야에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교육기관이자 해양 수산 생화학 바이오 생명공학 등 해양과학 학문과 산업 발전을 이끄는 특화된 연구기관이다.
부경대에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해양생명과학자가 있다. 이 대학 과학기술융합전문대학원 해양바이오융합과학전공 김세권(67) 연구특임교수가 주인공이다. 그의 연구실을 방문했을 때 눈길을 사로잡은 건 탁자 위에 가득 쌓인 영문 서적이었다. 그런데 20여 권의 책 저자 자리에 놀랍게도 'Se-kwon Kim'이라는 영문이 또렷했다. 김 교수 이름의 영문 표기다.
"지금까지 30권의 영문 전문서적을 펴냈습니다. 지금도 외국 학술전문 출판사에서 집필은 물론 감수 의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해 이 저서들을 직접 저술했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교수님의 대답이었다. 살짝 한 권만 소개하면 'Springer Handbook of Marine Biotechnology(해양생명공학 총람)'이다. 미국 등지에서 교재로 활용되는 이 책의 값은 무려 50만 원. 김 교수가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도 600여 편에 달하는데, 이 중에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만 400여 편이다. 보통 SCI급 100편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상위권(상위 1%) 피인용 논문 수(16편)도 선두였다. '세계 최고' 반열을 증명하는 연구 실적이다.
김 교수 스스로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연구는 '분자량 크기에 따라 키토산 올리고당의 생리 기능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한 것'이다. "제가 처음 연구에 뛰어든 계기가 동해안을 여행했을 때 바닷가에 산더미처럼 쌓인 게 껍데기를 보고 '저것을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부터입니다. 그래서 연구에 매달려 게 껍데기에서 고부가가치 생리 기능성 물질인 키토산 올리고당을 분자량 크기별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결과는 어느 정도 크기로 하면 항암효과가 있고, 어느 정도 크기에서는 항산화·항노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발견이었다. 그는 이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국산신기술인정(KS)을 받았고, 산학협동 대상도 거머쥔다.
김 교수의 주된 연구 관심사는 해양 생물에 어떤 인체유용 물질이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추출해 활용하느냐는 것. 그는 해조류 추출물로 미백, 주름 개선, 아토피에 효능이 있는 기능성 화장품 소재와 발모 효과가 있는 기능성 제품 및 수면 개선 소재를 개발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해양생물 유래 고부가가치 상품을 잇달아 개발해냈다. 이런 업적 등으로 정부가 국내 최고 과학자 10명에게 주는 지식창조대상을 받았고, 그 10명 중에서도 연구 기여도 1위였다.
김 교수는 "해양생물 자원을 이용한 한약재 소재 개발, 천연물 신약 개발에 여생을 걸고 싶다"고 말한다. 해양생물 자원을 이용하려면 원료 확보가 우선인데, 현재 대량 생산돼 산업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품종이 별로 없기 때문이란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해양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에 도전하라고 주문한다. "바다는 아직 프런티어로 남아 있고, 바다 관련 연구는 '블루 오션'입니다. 특히 해양생명과학은 인류 건강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학문입니다. 해양생명과학은 해양생물학, 해양화학, 수산학 등 전통적 학문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면역학 생화학 약학 생물공학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대사체학 생물정보학 등 첨단기법이 활용돼야 하는 특성으로 진로도 아주 다양한 만큼 도전한다면 반드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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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시니어직능클럽 특별취재단=단장 김양우·취재 안병화 양희주 송동선 김철하 김정기 편도욱·사진 강명수 정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