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산대 본관에 마련된 고현철 교수의 분향소에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18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본관 1층에 마련된 고현철 교수의 빈소에는 고 교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한 동료 교수, 제자, 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고 삼삼오오 찾아온 조문객은 조용히 고인의 영정 앞에 예를 갖췄다.

이날 빈소를 찾은 A 교수는 "고 교수가 마지막까지 강조한 '대학 민주화'는 교육부의 대학 길들이기로부터 자유로운 학교를 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 김모(22) 씨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며 "교수님이 바라던 학교 만들기에 학생들도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의 빈소 밖에는 30여 명의 동료 교수가 천막 아래 모여 있었다. 이들은 고 교수의 죽음은 결국 지역대학 살리기를 위한 헌신이라며 입을 모았다. B 교수는 "대한민국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부산대만 교육부의 간선제 지침에 저항하고 있다"며 "고 교수의 뜻은 정부의 손길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대학 교육을 지켜내자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교육부는 '2014년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 반영되는 국립대학 총장 직선제 요소 추가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총장 직선제 요소를 면밀히 검토해 삭제해달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김기섭 총장의 사퇴 이후 교수들은 대학 측에 총장 직선제를 포함해 '대학 민주화'를 위한 포괄적인 요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C 교수는 "총장 직선제는 물론 재정위원회 등에 교수회 소속 교수들의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