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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앤 잡' 미래 유망 직종·직업 <6> 종자산업

금보다 비싼 씨앗…세계 품종전쟁 치열, 생명공학·첨단소재로 영역 확대 추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08-03 19:39:5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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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생명자연과학대 김두현(오른쪽 두 번째) 교수와 학생들이 다양한 종자의 발아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 라일락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정원수 '미스킴 라일락'의 조상은 한국의 털개회나무이다. 미국인 식물채집가 미더가 1947년 북한산에서 가져가 품종을 개량하면서 '미스킴'이란 한국 여성을 나무 이름에 넣기는 했으나 국적은 미국으로 바뀌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애용되는 구상나무에도 한국이 고향임을 알려주는 '한국 전나무((Korean Fir)'란 이름이 달려있다. 그러나 수입을 하려면 거꾸로 로열티를 물어야 한다. 이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개량되고 종자가 특허등록됐기 때문이다.

1970년 미국 육종학자 노먼 볼로그가 인도 파키스탄을 혹독한 기아에서 벗어나게 한 공로로 농학자로는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나라 중남부에서 널리 재배되던 '앉은뱅이밀'의 유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이전까지의 밀은 대부분 키가 커서 쓰러지기 일쑤였는데 볼러그 박사가 개발한 품종은 키가 작아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아 생산량이 급증했다. 현재 우리가 수입해오는 미국 밀의 품종 90%에도 앉은뱅이밀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관심 속에 대거 해외로 유출된 토종 종자가 현지에서 품종 개량이 되고, 우리가 다시 많은 돈을 주고 수입하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나마 2001년부터 '국외반출 승인 대상 생물자원 지정·관리제'를 실시해 생태적 경제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생식물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고유종 동·식물 1971종을 지정했고, 올해 안에 300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정되면 정부의 승인 없이는 생물체와 알, 종자, 뿌리, 표본 등의 해외 반출이 금지되며 해외에서의 상업적 품종 개량도 불가능해진다.

1991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에 따라 종자 개발자가 지적재산권을 갖게 된 이후 세계 각국은 종자와 소유권·판권 등을 놓고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중요성까지 더해져 종자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농업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종자시장은 이미 세계시장 규모가 약 780억 달러에 달해 300억 달러인 세계 반도체(DRAM) 시장보다 배 이상 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재배되는 파프리카 종자는 전량 수입하는데, g당 가격이 14만 원 선이다. 고가의 기능성 토마토나 파프리카 품종 가운데는 g당 30만~40만 원까지 하는 것도 있다. 단순히 무게로만 따지면 금보다 3~10배 정도 비싼 셈이다.

정부도 2009년부터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하여 종자산업의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 품종 사용으로 인한 로열티 지급을 줄이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수출전략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골든 씨드(Golden See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종자시장의 규모는 9662억 원, 종자기업의 수는 1368개로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동아대는 부산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내년 초에 종자산업과 직접 관련된 생명자원산업학과를 신설하고 첫 신입생을 받는다. 이 대학 김두현 교수는 "종자산업은 유전·육종·병리·생리학을 비롯해 생명공학기술 등 광범위한 분야와 직접 연관돼 있고, 식품 의약품 에너지 산업소재 등 첨단소재산업 쪽으로도 계속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토마스 프레이 등 미래학자들도 유망 직업으로 식물육종가를 꼽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직업 선택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부산 경남지역 4년제 대학에 설치된 종자산업 관련 학과로는 부산대 생명자원과학대(밀양캠퍼스)의 식물생명과학과와 원예생명과학과, 동아대 생명자원과학대(하단캠퍼스)의 생명자원산업학과,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의 농업식물과학과 등이 있다.

국제신문 시니어직능클럽 특별취재단=단장 김양우·취재 안병화 양희주 송동선 김철하 김정기 편도욱·사진 강명수 정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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