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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화 급한 현대산업개발, 안정적 수익 찾는 금융권…빅딜 협상 진행

부산항대교 민자 매각 추진

  •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   입력 : 2015-07-23 23:30:50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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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대교 민간투자사업 최대 출자자인 현대산업개발이 800억 원대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 중이어서 부산시의 재정 경감이 기대된다. 사진은 부산항대교 전경. 국제신문DB
- 새 개발사업 투자 원하는 현산
- 800억 확보 위해 운영권 내놔
- 지자체 수익보장에 금융권 눈독
- 양측 구체적 가격논의 들어가

- 부산시도 초과이익 돌려받고
- 적자보전 금액 깎을 기회로

백양터널·수정산터널·을숙도대교·거가대교 등을 비롯해 내년 준공 예정인 천마산터널까지, 부산은 '민자 유료도로 천국'이라 불린다. 이처럼 민간자본이 투입된 사회간접자본(SOC)은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IMF(국제통화기금) 환란 이후 재정위기 극복 차원에서 도입된 민간투자사업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라는 민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약을 탄생시켰고, 이는 지방자치단체 재정 적자의 주요 원인이 됐다.

지난해 5월 개통한 부산항대교(영도구 청학동~남구 감만동 3.3㎞)도 전체 사업비 5384억 원 가운데 3334억 원이 민간자본이며, 앞으로 15년간 MRG가 적용된다. 부산항대교 민간사업 최대 출자자인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800억 원대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것을 기회로, 부산시가 '세금 폭탄' 줄이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산, 지분 매각 왜 하나

현산은 부산항대교 관리운영회사인 북항아이브리지 지분 중 66%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을 모두 팔고 부산항대교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게 현산의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은 현산과 금융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본격화했다.

현산은 건설회사의 특성상 새로운 개발사업에 투자할 현금이 필요하다. 부산항대교 자본금 800억 원을 30년간 사용하지 못하는 것보다 교량 건설에 따른 수익금을 챙긴 뒤 운영권을 포기하는 편이 더 낫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구덕운동장 재개발 등 현산이 진행 중이거나 노리는 부산지역 사업은 많다. 현산은 현재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설계 변경을 검토 중이며, 결과에 따라 수백억 원의 추가 사업비가 들 수도 있다.

현산의 움직임에 금융권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자체가 보장하는 안정적 수익률은 매력적이다. 금융권은 또 지금은 부산항대교 통행량이 하루 계획통행량(4만9838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부산항대교~동명오거리 고가·지하차도 등 접속도로가 준공하면 투자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벌써 복수의 금융기관이 펀드 등의 형태로 현산과 구체적인 지분 매입 가격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현산 '윈-윈' 가능할까

시는 현산이 2009년 4월 당시 100%였던 지분을 한 차례 매각해 66%로 낮추면서 발생한 초과이익 292억 원 환수를 놓고 북항아이브리지와 벌인 '채무부존재 소송' 1심에서 지난해 8월 패소한 아픔이 있다. 법원은 "북항아이브리지의 출자자 지분 변경을 자본 재조달로 볼 수 없고, 이에 따른 차익도 시와 공유해야 할 이익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 소송은 현재 항소심 법원에 계류 중이며, 지난 22일 결심을 마치고 오는 9월 23일 선고기일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현산이 추진하는 출자자 변경 과정에서도 시가 초과이익을 환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출자자 변경 승인 권한을 시가 가지고 있어, 현산으로서도 재협상에 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한 차례 '쓴맛'을 본 시가 호락호락 승인해 줄 리는 없다. 실제로 현산의 SOC 담당 임원은 최근 시를 찾아 "소송을 중단하고 현산과 시가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협상하자"고 밝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이렇게 되면 소송뿐 아니라 MRG 자체에 대한 재협상도 가능해진다. 시는 2013년 11월 거가대교 운영방식을 MRG에서 비용보전방식으로 전환해 5조 원 이상을 아꼈고, 지난달엔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한 자본 재조달로 1600억 원의 재정을 절감했다. 시는 이처럼 대부분 민자도로의 MRG 폐지와 자본 재조달을 시도하고 있으며, 부산항대교 역시 그 대상이다.

부산항대교 관리운영사의 출자자 지분 변경을 계기로 소송과 민자 운영방식에 대한 일괄적인 재협상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지분 매각 당사자 간 협상, 시와 부산항대교 관리운영사와의 협상이 모두 맞물려 있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출자자 변경이 아니라 공유이익 환수에 관한 약속이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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