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창희 대기자의 직설] 대마도 불상 사건, 진짜 도둑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07-16 19:14:31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동조여래입상(銅造如來立像·사진)은 여전히 웃고 있다. 자애로운 미소가 천 년의 시공을 건너 현세를 쓰다듬는다. 영문도 모른 채 대한해협을 건넜고, 난데없이 고국으로 돌아왔다가, 부랴부랴 대마도로 되돌아가야 할 운명이다. 처량한 문화재 볼모 신세다.

한국의 4인조 절도범이 2012년 일본 대마도에서 훔친 높이 38.2㎝, 무게 4.1㎏의 자그마한 동조여래입상이 대마도로 되돌아간다. 엊그제 대검찰청은 이 불상이 한반도에서 불법적으로 일본에 유출됐다고 볼 정황이 없는 데다, 국내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없어 '점유자'인 일본 신사에 돌려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함께 훔쳐 온 관세음보살좌상은 충남 부석사와 일본 간논(觀音)사 간 소유권 분쟁을 이유로 일단 반환을 보류시켰다. 이로써 3년 가까이 끌어온 훔친 불상의 반환 논쟁 1라운드가 끝났다.

잘한 조치일까. 반환조치를 놓고 찬반 공방이 뜨겁다. 한쪽에서는 '문화재 장물'을 갖고 3년을 끌면서 외교적 신뢰를 잃고 문화적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쪽에선 고려시대 혼란기를 틈타 왜구가 약탈해갔을 개연성이 높아 유출 경로만 파악되면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맞선다. 심지어 불상을 유네스코에 기탁해 국제적 논쟁을 유도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 시점에서 못내 궁금한 것이 있다. 이런 중요하고 미묘한 문제를 검찰 손에 맡겨야 했느냐는 것과, 학계에서는 왜 방관하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뚜렷한 입장정리 없이 3년간 질질 끌면서 한국이 '도둑을 감싸는 나라'로 오해되고, 일본 내 한국 문화재의 환수작업조차 어려워졌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검찰 손에 맡긴 건 자충수라는 견해도 있다. 문화 유산을 단순한 장물로 취급, 형사소송법에 따라 '점유자'에 돌려줘야 한다는 건 궁색한 수사 논리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문화재의 유출 경위와 점유의 진실이다. 왜구가 약탈해간 것인지, 교역의 산물인지 원 소유자와 점유의 진실을 캐는 것이 핵심이다. 진짜 도둑을 가려내는 작업이다. 이는 검찰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 측은 전방위로 대응했다. 외교라인이 가동되고 해당 지자체가 일어서고 민간 연구가 이어졌다. 대마도의 향토사가 나가도메 히사에(永留久惠)는 '도둑맞은 불상'이란 책자를 통해 '양국 간 교역의 산물'로 규정하며 여론을 주도했다. 반면 한국 학계에서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이 부분의 진실을 캐는 논문 한 편이 없었고, 변변한 토론회를 구경할 수 없었다.

한일 간에는 복잡 미묘한 문제가 얽혀 '훔친 불상'만 볼 것은 아니다. 위안부나 강제노역, 역사 교과서 왜곡, 우키시마호 폭침사건 등 해결해야 할 '과거사'가 쌓여 있다. 일본에 가 있는 우리 문화재만도 6만7708점이다. 왕실의궤나 고종황제 투구 같은 우리의 자존심과도 같은 문화재는 하루빨리 돌려받아야 한다. 사건이 된 불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본을 읽는 눈과 우리의 대응 자세다. 단순히 반일감정이나 국민정서에 기대서는 돌아올 게 없다. 외교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이익을 얻는 것이다. 그 바탕은 상호 신뢰다.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슨 말이 통하겠는가. 17~18세기 대마도의 유학자 아메노모리 호슈와 조선의 역관 현덕윤이 지키고 나눈 '성신지도(誠信之道)'가 다시 생각난다. 동조여래입상이 어디에 가 있든, 한국과 일본 모두의 축원이 되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3. 3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4. 4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5. 5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6. 6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7. 7[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8. 8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9. 9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1. 1[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2. 2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5. 5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6. 6“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7. 7“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8. 8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9. 9[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10. 10[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 1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
  2. 2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3. 31248회 로또 복권 1등 15명…당첨금 각 19억 3365만 원씩
  4. 4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5. 5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7. 7‘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8. 8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9. 9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2. 2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3. 3민주콩고 에볼라 사망 5천명 넘어…확진자 절반 사망
  4. 4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5. 5[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6. 6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7. 7홍대서 ‘마약 사탕’ 신고…경찰 확인 결과 오인신고
  8. 8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9. 9[속보] 日여성 살해 30대 남성…성범죄 목적 가능성도 수사
  10. 10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