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최대 용공 조작 사건으로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이른바 '부림사건'의 3차 구속 피해자인 이호철(57·사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33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부산지법 형사2부(최병률 부장판사)는 9일 1981년 부림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과 계엄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이 전 비서관의 재심사건 항소심에서 이 전 비서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가 선고되자 방청석에 있던 부림사건 피해자들이 박수로 판결을 환영했다. 당시 공안검사의 지휘 아래 1981년 9월 부산지역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이 영장 없이 체포돼, 짧게는 20일에서 길게는 63일 동안 불법으로 감금돼 구타 및 고문을 당했다. 이들은 정부 전복을 꾀하는 반국가단체의 '이적 표현물 학습'과 '반국가단체 찬양 및 고무'로 몰려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이 사건의 변론을 맡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고, 이 같은 내용은 영화 '변호인'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이 전 비서관은 고호석 설동일 송병곤 씨 등 1차 부림사건 피해자들이 구속된 이후 도피생활을 하다 1982년 4월 3차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살다가 가석방됐다. 1차 부림사건 피해자들은 대법원에서 열린 재심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바 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각종 압수물 등의 증거능력을 배척한 뒤 이 전 비서관의 국가보안법 위반, 계엄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