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폼 단속' 병행하기로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부산 해운대구가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의 불법 노점 치킨을 추방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호안도로 일대 치킨 판매점에 한해 해수욕장 결제시스템인 '스마트비치' 서비스를 연계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이와 함께 치킨 판매점 직원에게 해운대구가 제작한 의상을 입혀 불법 노점 치킨 판매상과의 구분을 시도한다. 현재 구와 해당 치킨 업주들이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인데 이르면 이번 달 중순께 본격적으로 시행될 방침이다.

해운대구가 '치킨 유니폼'까지 별도로 제작에 나선 이유는 여름철만 되면 활개 치던 비위생적인 치킨 판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일대에는 불법 노점상이 들어와 치킨을 팔았다. 하지만 이들이 판매하는 치킨은 덜 익히거나, 유통 경로가 불명확한 음식재료가 사용돼 식중독 우려까지 제기됐다. 특히 두 마리의 치킨을 세 박스에 나눠 파는 등 관광객 대상 눈속임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어 불법 노점상의 치킨 판매 행위에 관한 단속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운대구는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치킨 판매점에 몰리도록 스마트비치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편리한 결제 방식을 치킨점에 도입하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불법 노점상을 멀리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또 정해진 의상을 입은 판매상이 아니면 치킨을 사지 말라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 관광객이 노점 치킨을 아예 이용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운대시장 등 해수욕장에서 조금 떨어진 치킨 가게 업주 등으로부터는 특혜 시비도 나올 수 있다. 해운대구가 관광객에게 해수욕장 호안도로 일대의 치킨을 사먹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구는 2007년에도 유사한 방식을 도입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구는 당시 지정된 치킨 판매점 직원에게 자체 제작한 노란 의상을 입혀 노점상과 구분을 시도했으나 불법 노점상들이 열흘도 되지 않아 똑같은 의상을 제작해 입고 다녀 단속망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구는 장담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이번에는 스마트비치 서비스와 연계하기 때문에 과거 실패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주변 상인의 특혜 논란도 함께 잠재울 방안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