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 이상 발달장애인 위한
- 부산 돌봄시설·인력 태부족
- 정부·자치단체 해법 찾아야
균도(사진). 발달장애 1급 자폐아. 5살 지능을 가진 24살 청년. 2011년부터 아버지 이진섭(51) 씨와 5차례 국토대장정을 해 사연이 잘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우리 균도-느리게 자라는 아이'라는 제목의 책이 출판됐다. '균도법'으로 불리는 발달장애인지원법은 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상정돼 오는 11월 시행된다. 갑상샘암에 걸린 고리원전 주변 주민들이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균도 소송'으로 불린다.
균도가 부산 기장군 A장애인복지관 부설 주간보호센터에서 쫓겨났다. 말썽은 지난 15일 오전 10시께 발생했다. 균도가 갑자기 친구를 때렸다. 발달장애인의 특징인 '과잉행동 장애'가 나타난 것이다. A복지관은 진섭 씨에게 "균도의 폭력 때문에 다른 장애인 부모들의 원성이 높다. 균도와의 입소 계약을 종결하겠다"고 통보했다. 퇴소 명령이었다.
진섭 씨는 곧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균도가 때린 건 분명 잘못입니다. 그러나 과잉행동을 이유로 퇴소 조처를 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자 중증 장애인 보호의무를 가정에 떠넘긴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동서대 김종건(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은 혼자서 뛰어다니고, 자해하거나, 손톱을 물어뜯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리도 지른다. 과잉행동을 제어하려면 복지시설의 사회재활교사가 충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복지관은 재활교사 두 명이 장애인 15명을 보살핀다. 부산시가 두 명의 인건비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부산의 52개 주간보호센터의 재활교사도 정·현원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2, 3명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4명당 재활교사 1명'을 권고한다. 진섭 씨가 A복지관이 아니라, 정부와 자치단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부산의 지적·발달장애인은 1만1000여 명. 이 중 6000여 명이 19세 이상 성인이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령기 장애아동과 달리 성인 장애인은 복지시설에서 쫓겨나면 갈 데가 없다. 맞벌이인 진섭 씨 부부도 지난 16일부터 시간을 쪼개 교대로 균도를 돌보고 있다.
A복지관도 할 말이 많다. "현재 장애인 1명당 월 이용료 10만~15만 원을 받는다. 재활교사를 더 채용하려면 이용료를 배로 올려야 한다. 예산을 안 주니까. 균도를 내보내야 하는 우리 마음도 아프지만 어쩌겠나. 다른 아이들도 보호해야 하는데. 정부가 해법을 찾아줘야 한다."
진섭 씨는 오는 9월 균도와 다시 국토대장정에 나선다. 균도처럼 복지시설을 나와야 하는 성인 중증 장애인이 많은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공공부문의 장애인 복지정책 확대와 사회복지사 충원·처우 개선도 요구할 계획이다. 균도의 새로운 투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