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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장애인 복지관에서 퇴소한 뒤 갈 곳 없는 균도(오른쪽)를 아버지 진섭 씨가 직접 돌보고 있다. 이노성 기자 |
- 부산시, 장애인 시설 쥐꼬리 지원
- 교사 1명이 6명 맡아…중증 손놔
- 과잉행동 보일 땐 "나가달라"
- 전국 다 비슷한 실정
- "과잉행동할 수 있어요 발달장애니까요
- 그렇다고 내쫓는다면 사회 책임 회피죠"
1급 발달장애인인 균도만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계약 해지'를 한 건 아니다. '균도 아빠' 이진섭(51)씨가 지난 16일 (사)전국장애인부모회 임원들에게 균도의 사정을 카카오톡으로 알렸더니 비슷한 사연들이 쏟아졌다.
"서울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잉행동에 심한 비만까지 문제 삼더라고요. 복지시설뿐 아니라 인력·정책적 문제도 많아요. 다각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대전에서도 과잉행동이나 폭력을 이유로 아웃시키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두 달 전에는 균도와 같은 이유로 나오신 분도 있고(중략)." "탈시설화(퇴거)가 진행되면 성인이 된 중증 장애인이 갈 곳은 전무해집니다. 이런 일을 대할 때마다 참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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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부모회 서울 임원이 균도 아버지 이진섭 씨에게 보내온 메시지. |
균도는 처음으로 세상걷기에 나선 것은 2011년 3월. 진섭 씨는 "균도가 특수학교를 졸업한 다음 날 나도 부산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아버지는 사회복지사가 됐지만 성인이 된 균도는 갈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균도와 세상걷기에 나선 계기였다.
균도가 부산 기장군의 A복지관 부설 주간보호센터에 입소한 것은 2011년 8월. 진섭 씨는 "덩치가 크고 몸무게도 120㎏이 넘는 균도를 사회복지사들이 돌보기 힘들까 봐 한 달에 10일가량만 보냈다"고 했다. 그래도 균도의 단체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균도는 3살 때 한글을 뗐는데 복지관에서는 한글 받아쓰기를 시키더군요. 사회재활교사가 바뀔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지난해 가을 균도는 '과잉행동'으로 첫 번째 퇴소 권고를 받았다. 지난 15일에는 진짜 짐을 싸야 했다. 요즘 진섭 씨는 다른 복지시설을 물색 중이다. 어디선가 균도를 받아줘도 고민이다. '과잉행동'을 이해하고 제어해줄 사회복지사와 자활 프로그램을 갖춘 곳이 적어서다.
현재 부산의 장애인 복지시설은 ▷복지관(장애인 포함) 34곳 ▷주간보호센터 52곳 ▷장애인직업재활기관 26곳이다. 이곳에선 발달장애뿐 아니라 다른 유형을 가진 장애인도 함께 수용한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돌볼 수 있는 전문기관은 남구 대연동 나사함발달장애인복지관이 유일하다.
중증 장애인들이 주로 찾는 부산지역 주간보호시설 52곳의 정원은 총 844명. 한 곳당 평균 16명을 돌본다. 부산시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사(재활교사)는 128명. 교사 한 명이 평균 6.6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 안내'에서 규정한 재활교사 배치기준은 '장애인 4명당 1명'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재활교사는 지금보다 83명 많은 211명이 돼야 한다. 현장에서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거나 "손이 덜 가는 경증 장애인만 받을 수밖에 없다"는 원성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시는 "주간보호센터 설치 최소 기준인 3명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이용 장애인이 많으면 법인이 재활교사를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역시 "자치단체장은 이용 장애인의 욕구와 장애 특성을 고려해 추가 인력을 배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재활교사 인력 배치도 많은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동백복지보호센터는 하루 20~50명이 이용한다. 종일반뿐 아니라 특정 요일이나 특정 시간대 이용자도 많다. 이곳의 재활교사는 3명으로 현원이 16명인 동림주간보호센터와 같다. 정원이 28명으로 부산에서 가장 많은 아띠주간보호센터는 인건비 보조를 받는 종사자가 두 명으로 오히려 적다.
B주간보호센터 원장은 "부산시가 수요에 상관없이 재활교사를 3명 이내로 고용하라는 내용의 '장애인 자립·권익 지원사업 안내'를 한 적이 있다. 현원이 아무리 많아도 추가 인건비 보조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의 '2015년도 장애인 권익지원 사업 안내'를 보면 '(보건복지부 규정에 상관없이) 3인 이내의 인건비만 지원한다'고 돼 있다.
부산장애인부모회 서석고 사무처장은 "부산시에 예산을 더 달라고 요구하면 '다른 시·도보다 주간보호센터는 많은데 예산은 한정돼 있다'고 한다"면서 "뇌병변이나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곳은 특수성이 있는 만큼 일률적 기준에서 벗어나 현실에 맞는 지원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