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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단체장 20주년 지방화가 선진화다 <1-2> 지역이 깨어나다- 부산의 성과와 변화상

BIFF 만든 문정수, 인프라 구축 안상영, 컨벤션 키운 허남식…서병수 시장은?

  •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   입력 : 2015-06-29 19:42:0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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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 1기엔 문화적 큰 성과
- 하나로교통카드 상용 주목
- 재건이 최대 목표였던 안상영
- '개발, 토건시장'이란 비판도
- 3선 허남식에겐 엇갈린 평가
- 성장동력 불구 현안 해결 못해
- 서병수, 정치력 발휘해야할 때

민선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은 부산이 32년간의 직할시 시대를 마감하고 광역시로 새로 출발한 해이기도 하다. 그 이후 민선 6기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 동안 부산은 발전과 도약, 좌절과 질곡을 거치며 올해 지방자치 '성년'을 맞았다. 그동안 시민의 선택을 받은 4명의 부산시장은 '국방을 뺀 대통령'이라 불리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인사·조직권과 예산권뿐 아니라 각종 대형사업의 인허가권, 경제·문화·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의사결정권을 쥐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들이 추진한 정책은 부산의 변화를 주도했다.

■문화로 씨 뿌리다

민선 1기(1995년 7월 1일~1998년 6월 30일) 문정수 전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BIFF) 하나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문화 불모지로 불렸던 부산은 1996년 BIFF의 탄생으로 '영화의 도시'란 기분 좋은 애칭을 얻는다. 민선 1기 부산은 BIFF 외에도 문화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부산바다축제가 생겼고, 시민의 종이 건조됐다. 또 민주공원이 착공했고, 부산관광개발㈜이 설립됐다. 관광유람선 운항이 시작됐고, 해상관광호텔 건립도 시도됐다. 하지만 해상관광호텔은 사업권을 둘러싼 법정 공방과 2003년 태풍 매미 내습으로 좌초하고 만다. 문 전 시장은 이 밖에도 전국 최초로 하나로교통카드를 상용화해 주목받았다. 쓰레기종량제 전면 시행, 도시철도 3호선 착공, 영락공원 개원 등 시민의 생활과 직결한 정책들도 이때 나왔다.

■시련을 딛고

관료 출신 안상영 전 시장의 민선2기(1998년 7월 1일~2002년 6월 30일)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최고조일 때 출범했다. 당시 부산경제는 삼성자동차 빅딜계획 발표와 동남은행 퇴출 등의 여파로 월평균 400여 개 업체가 부도나고, 실업률이 9%에 달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었다. 민선2기 시정 최대 목표가 '부산 재건'이었던 것도 당연했다.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청 토목직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안 전 시장은 '특기'를 살려 도시 인프라 개선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연평균 3300억 원을 투자해 제3도시고속도로와 광안대로를 완공하는 등 1997년 16.6%였던 도로율을 2001년 17.5%로 끌어올렸다. 도시철도 2호선 개통으로 도시철도 수송분담률을 9.8%에서 18.0%로, 시내버스 주행속도를 시속 17.2㎞에서 24.8㎞로 높였다. 부산신항과 배후 물류단지 건설도 첫 삽을 떴다. 이런 과정에서 안 전 시장은 '개발시장, 토건시장'이란 비판도 받았다.

시련은 또 들이닥친다. 안 전 시장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2003년 10월 지역기업으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리고 2004년 2월 4일 부산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을 맸다. 공직은 물론 지역사회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이 때문에 민선 3기를 안 전 시장(2002년 7월 1일~2003년 10월 23일)과 허남식 전 시장(2004년 6월 6일~2006년 6월 30일)이 나눠 맡으면서 한동안 혼란이 이어졌다.

■성장동력은 마련했지만

허 전 시장은 민선 3기 2년에 이어 4기(2006년 7월 1일~2010년 6월 30일)와 5기(2010년 7월 1일~2014년 6월 30일)까지 내리 3선을 달성했다. '최장수 관료시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2010년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세계대회, 2011년 국제항만협회 총회, 2012년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와 세계물협회 총회 등을 잇따라 유치해 부산을 국제 컨벤션 도시로 만들었다. 부산신항 북컨테이너부두 14선석을 준공해 해양·항만·물류 도시 선점을 앞당겼고,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항만재개발 프로젝트인 북항 재개발사업도 착공했다.

강서구 개발제한구역 3300만 ㎡(1000만 평)를 해제해 국제산업물류도시 건설에 나서며 서부산 개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래를 위한 투자가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눈앞의 현안은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동남권 신공항 무산은 대표적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힌다. 허 전 시장의 시정 10년간 지역 인구는 12만여 명이나 줄었다.

■정치인 시장의 도전

민선 6기(2014년 7월 1일~현재) 서병수 시장은 문 전 시장 이후 16년 만에 정치인 시장 시대를 열면서 시민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오랜 기간 관료주의와 보신주의에 물든 시정을 혁신할 것이란 희망도 품게 했다.

서 시장은 이 같은 시민 바람을 일정 부분 이뤄냈다. 숙원인 고리원전1호기 영구정지를 이끌어 낸 정치력은 칭찬받을 만하다. 한때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서 시장은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서 시장은 또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예산(341건, 3조6780억 원)을 확보해 현안사업의 물꼬를 텄다. 이와 함께 취임 후 파격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공직사회의 폐쇄성을 깨뜨렸다.

하지만 서 시장이 진정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문제는 아직 잔뜩 쌓여 있다. 시장직을 건 신공항 유치, 남강 댐 공동 사용, 부산 울산 경남 상생 등이 남은 임기의 성과를 좌우할 과제들이다. 서 시장은 "지난 1년은 도시의 체질을 바꾸고 시민 중심의 시정으로 변모하는 시기였다"며 "지금까지 다져온 것들을 발판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도시 비전엔 항상 '해양'…6기에선 '사람' 중심

■ 슬로건으로 보는 부산

지난 20년간 민선 부산시장들의 도시 비전에는 부산 변화상이 집약돼 있다. 이들이 부산 발전을 위해 가장 강조한 부분은 단연 '해양'이다. 민선 6기를 거치는 동안 도시 비전에 해양이라는 단어가 빠진 건 6기 서병수 시장이 처음이다. 다들 부산이 미래에 먹고살 거리로 해양을 손꼽은 셈이다. 특히 허남식 전 시장은 안상영 전 시장이 사용한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라는 문구를 임기 내내 바꾸지 않고 썼다. 다소 딱딱했던 비전을 서 시장이 처음 변경했다. 서 시장은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을 최고의 가치로 제시했다.

시정 구호에도 당시 현안이 잘 반영돼 있다. 민선 1기 문정수 전 시장은 '문화·관광의 활기찬 진흥'을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만든 주역이라 할 만하다. 민선 2기 안 전 시장의 슬로건은 '시민과 함께하는 부산 재창조'다. 외환위기 극복에 대한 남다른 의지가 읽힌다. 안 전 시장은 '기업환경 개선으로 지역경제 회생'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밝혔다. 민선 3기(2004년 6월 6일~2006년 6월 30일) 허 전 시장은 '세계도시 부산'을 내세웠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허 전 시장은 민선 4기 때도 시정 구호에 '세계'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고, 5기에 들어 '크고 강한 부산'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서 시장이 현재 슬로건으로 삼고 있는 '행복한 시민, 건강한 부산'은 역시 전임 관료 출신 시장들의 구호보다는 부드러워졌다. 서 시장은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도시 구현'을 세부적 실천계획으로 내놨다. 여기에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따라 같은 해 6·4지방선거의 최대 화두로 '안전'이 급부상한 점이 반영됐다.


※ 민선 부산시장 도시 비전과 시정 구호

(구분/도시 비전/시정 구호)

1기 문정수 /21세기 세계 첨단 해양도시 /21세기 새부산 건설

2기 안상영 /국제교류 거점 해양도시 /시민과 함께하는 부산 재창조

3기 안상영 /21세기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 /희망과 도약, 세계도시 부산

3기 허남식 /21세기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 /성숙한 세계도시 부산

4기 허남식 /21세기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 /세계로 열린 선진부산

5기 허남식 /동북아시대의 해양수도 /크고 강한 부산

6기 서병수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 /행복한 시민, 건강한 부산

[부산 변화]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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