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서별 참가인원 할당까지
올 초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부산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구 직원과 지역 내 공공기관 직원 사이의 남녀 만남의 장을 기획했다. 하지만 부서별로 신청 인원을 할당한 데다 행사 취지를 '출산율 높이기'로 내걸면서 극히 사적인 영역인 연애와 출산에 관이 강제로 개입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영도구는 다음 달 7일 태종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썸남썸녀 미혼남녀 만남의 장'(만남의 장)을 영도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한다고 28일 밝혔다. 구 직원을 비롯해 지역 내 경찰서 소방서 대학과 한국해양연수원 등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28~38세 미혼 직원 30명(남녀 각각 15명씩)이 대상이다.
이를 두고 구 내부에서는 대상자 선정 등 행사 추진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들끓고 있다. 이달 중순께 행사 주무 부서는 구와 동 주민센터 등에 부서별로 1명 이상의 직원을 추천하라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한 직원은 "직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구가 중매쟁이인 양 미팅 판을 짜놓고 여기에 인원을 동원하는 꼴"이라며 "신청 때 직원 개인의 의사를 존중한다지만, 몇 안 되는 대상자는 위에서 눈치를 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신청 직원에게는 성명과 취미, 연락처를 비롯해 생년월일, 자택 주소, 부서 직위 등 정보와 행사에 참여하는 포부를 담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구는 이들 신청자 가운데 일부만 가려 뽑아 30일 행사 초청장을 발송한다. 또 행사 이후에는 '또 만나요 썸남썸녀'라는 SNS 밴드를 만들고 가입하도록 해 만남의 장을 계속해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전국공무원노조 영도구지부 관계자는 "혹시 성사되더라도 모든 연애사가 관리 대상이 돼 해당 직원에 부담을 안기는 구조"라며 "이런 방식은 출산율을 핑계 삼아 여성친화도시로서 성과를 내고, 이를 위해 직원 등을 떠미는 방식의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