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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에 지역농산물 우선권 줬다고 '과도한 규제'로 트집

공정위 무리한 지자체 규제 완화 요구 도마

  •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  |   입력 : 2015-06-23 23:30:02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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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와 상생협약 권고한
- 소상공인 보호조례도 "바꿔라"
- 지역실정 모르고 서민 배려 없어
- 사회적 기업·공익 업종에도 칼날

- 전국 16개 시·도 시민단체
- "자본게임…지방 죽이기" 규탄

'지역자본 역외유출→세수 감소→지방자치단체 재정 악화'.

서울과 수도권의 일부 지자체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당면한 현실이다. 정부는 지자체의 이런 구조적 악순환을 해소할 의무가 있다. 지방이 무너지면 국가 또한 쓰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방 살리기에 무관심하다. 중앙과 지방 균형발전정책을 확대·강화해 지방의 홀로 서기를 돕기는커녕 외려 자립기반을 허물어 지방의 부를 중앙으로 빨아들이는 '자본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살벌한 시장원리를 중앙과 지방 관계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는 무리한 규제 완화가 그 표본이다. 지역 곳곳에서 규제 완화 요구 수준이 과도해 "중앙과 대기업만 살리고 지방은 죽이자는 것이냐"는 날선 비난이 터져나오고 있다.

마창진참여자치연대와 경남지방자치센터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남도 학교급식 지원 조례 1·2조'에 대해 공정위는 "우수 식재료와 사실상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농산물을 차별 대우함으로써 경쟁 제한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지자체의 학교급식 조례에는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유전자변형농산물 등 건강에 나쁜 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그런데 공정위는 이를 '과도한 규제'라고 붉은 색연필로 밑줄을 그은 것이다. 정부가 솔선수범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학생들에게 먹이라고 권장해야 할 마당에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경남도에 시정을 권고한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 조례'도 마찬가지다. 창원시는 이 조례를 근거로 전통시장 반경 1㎞ 이내에 대형 마트가 입점할 경우 전통시장과 상생협약을 체결해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시는 지역에 70여 개의 전통시장이 있어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이 조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거듭 시정을 요구하자 시는 불이익을 우려해 일부 조항을 고치기로 해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경남도 자동차 관리사업 등록기준에 관한 조례'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 요구도 도마에 올랐다. 이 조례는 자동차 매매업 등록요건으로 도로가에 차량 전시장을 두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 조례가 "제한요건을 통해 자동차 매매시장을 위축시키고, 소비자의 구매 불편을 초래하는 전형적인 진입 규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역업계에선 "이 규정을 폐지할 경우 일부 업체는 좁은 골목길에 차량 전시장을 두는 등 오히려 더 큰 문제점을 초래한다"고 맞서고 있다.

'경남도 LED 조명 보급 촉진 조례'에 대한 공정위의 규제 완화 요구 역시 지역 실정을 무시한 조치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공정위는 이 조례가 "지역 업체의 제품 구매를 권장해 다른 지역의 더 나은 제품의 소비가 불가능해지는 등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문제 삼았다. 하지만 지역 업계는 "영세한 지역 LED 조명 업체들의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

공정위는 심지어 사회적 기업이나 환경 기업 같은 공익 업종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다양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조례가 과도한 지원으로 시장 경쟁에서 결정적인 불균형을 낳아 일반 기업에 피해를 준다"라는 '경남도 사회적 기업 육성에 관한 조례 5조'를 두고 한 지적과 "녹색제품 생산 기업에 대한 생산비 직접 지원 등 정부 개입은 시장에서 경쟁을 궁극적으로 왜곡한다"라는 '경남도 녹색제품 구매 촉진에 관한 조례 8조'에 대한 지적이 그 예들이다.

참다 못한 전국 16개 시·도 시민단체들은 최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의 '지방 죽이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상위법에 근거해 지역 실정에 맞게 마련한 조례조차 맘대로 바꾸려는 시도를 계속하면 비수도권 2500만 지역민 모두가 박근혜 정부의 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공정위 경남도 및 도내 시·군 시정 권고 조례 현황

자동차 관리사업 등록기준에 관한 조례

경남도

유통업 상생협력과 소상공인 보호 조례

경남도

고문 변호사에 관한 조례

경남도

사회적 기업 육성에 관한 조례

경남도

학교급식 지원 조례

경남도

LED 조명 보급 촉진 조례

경남도

지역건설 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경남도

담배 소매인 지정 사실조사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김해 통영 거창 밀양 진주 고성 함양

견인 자동차 운영 및 대행법인 등 관리조례

양산 고성

기업활동 지원 및 우수 기업인 예우에 관한 조례

김해

하수도 조례

합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에 관한 조례

경남도 김해 사천 통영 남해 함양 합천 밀양 양산 창원 창녕 산청 의령 하동 함안 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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