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사업 공모 주민동의서 위조
- 울주지역 농장조합도 조사받아

- 실적 부풀려 보조금 타내 구속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농·축산 국가보조금이 일부 영농법인 사업자의 부정수급에 의해 새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건강식품 가공공장 건립과정에서 국가보조금을 빼돌린 혐의(사기)로 U영농조합법인과 이 법인 대표 K 씨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U영농조합법인은 2013년 정부의 '자원복합산업화 산업' 대상사업에 선정되면서 국가보조금을 받아 울주군에 건강식품 가공 공장을 세우면서 시공업자와 짜고 공사비를 부풀려 차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법인은 총사업비(6억8000만 원)의 80%를 국·시·군비로 지원받고, 나머지 20%(1억3600만 원)는 자부담했다. 그런데 K 씨는 시공업자와 짜고 인건비를 조작해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자부담 비용을 모두 챙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공장을 지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울주군이 내부감사에서 부정수급 행위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K 씨를 7차례 소환조사했고, 주변 인물 15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하지만 K 씨는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편파적이고 부당한 수사라며 청문감사실에 진정서를 낸 상태다.

경찰은 또 울주군 D농장영농조합이 정부의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에 지원되는 50여억 원을 빼내려고 공모 전제조건인 주민동의서를 위조해 정부에 제출한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영농조합은 돼지액비저장조 조성 과정에서도 국가 보조금을 부정사용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영농조합 법인 사이에 국가보조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부정수급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이들 대부분이 지역 토호세력이다 보니 주변에서 낌새를 알아도 눈을 감기 일쑤다"라면서 "부정수급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지검은 울주군 A한우회 영농조합법인 대표 G 씨를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혐의(사기)로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G 씨는 지난 5년간 사료 생산실적을 부풀려 17여억 원의 시·군비 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법인은 사료 한 포(20㎏)를 생산할 때마다 800원(시비 360원, 군비 440원)가량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이 법인이 지난 5년간 생산한 사료는 총 223만3000여 포이며, 타간 보조금은 17억여 원이다. 검찰은 이 법인이 실제 생산한 사료량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