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비공사가 끝난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일대 회원천. 이끼가 뒤덮여 '생태하천'이란 명칭을 무색게 한다. 김성룡 기자

- 하천 구조물 대부분 콘크리트
- 물흐름 정체, 곳곳 이끼·악취
- 자정효과 생태하천과는 딴판
- 상습수해 예방에는 도움될 듯

지난 8일 오후 1시께 최근 상습 수해지역 정비공사를 끝낸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회원천변 안경 판매업소 '안경 이야기' 앞. 다리 밑 하천에 이끼 등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었다. 이날 오전 내린 비로 하천에 물이 제법 고여 있었지만 이끼는 눈에 띌 정도로 많았다. 이끼는 이 곳뿐 아니라 아래쪽 하나병원 맞은편 다리 아래 하천에도 널려 있었다. 이끼가 확산되는 것은 물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유기물이 번식하기 때문이다.

회원천 하류 렉스모텔 맞은편에는 생활오수가 유입되면서 물거품이 일고 있었다. 바다와 만나는 무학맨션 앞은 물 정체 현상이 훨씬 심했다. 때문에 물은 매우 탁했고, 곳곳에 옅은 기름띠가 떠도는 데다 악취도 풍겼다.

지난달 18일 회원천 정비공사가 끝나 시민들에게 개방됐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천변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해 수해 예방에는 순기능이 예상되지만, 자정효과를 낼 수 있는 자연 상태의 생태하천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생태하천으로 복원했다"는 창원시의 자평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 정비사업에는 25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천 위 아케이드와 주차장 등 건축물을 모두 철거하고 1.05㎞ 구간에 산책로와 데크로드, 사장교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제방 등 대부분의 하천 구조물을 벽돌과 콘크리트로 시공했다. 이 바람에 하천 안에 수초나 어류 등 생물을 볼 수 없다.

시민 김영국(54·마산합포구 신포동) 씨는 "수해 위험에서 벗어나게 한 시의 공로는 인정하지만 생태하천은 아니다"면서 "회원천을 찾는 많은 시민들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회원천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영훈(65·마산합포구 오동동) 씨는 "하류에 고인 물에 서식하는 모기가 인근 주택가에 날아들어 주민들이 괴로워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회원천 정비는 수해 예방 차원에서 추진돼 생태하천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면서 "생활오수 유입 등 주민들이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