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환자 수가 35명으로 늘어난 4일 서울 종로구 한 고등학교에서 일부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농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단체·기업도 불상사 날까 몸사려
- '미래로 통일로' 콘서트 고민빠져
- 국제교류재단 해외학생초청 연기
- 中관광객 6000명 부산방문 취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면서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준비하던 각종 행사가 취소 사태를 맞고 있다. 애초 강행 의지를 보였던 지자체에서도 다중이 운집하는 데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들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4일 부산 기장군은 메르스가 안정될 때까지 모든 행사와 축제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제11기 기장군민대학, 기장인문대학 등 군의 교육사업이 모두 중단됐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기장평생학습어울림축제뿐 아니라 기장군보건소가 운영하는 재활필라테스, 출산준비교실 등도 취소됐다. 오는 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리는 원전 소재 도시 모임인 '기장포럼'만 예정대로 진행한다. 기장군 관계자는 "면역에 취약한 노약자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 상이군경회 소속 회원 40여 명도 오는 9일 부산항만공사 견학·오찬 행사를 취소했으며, 서구도 오는 11일 구인업체 20여 곳과 구직 희망자 100여 명이 참석해 구청에서 열 예정이던 '수산 분야 구인·구직의 날'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김해공항에서는 5일 직원 180명이 참가할 예정이었던 '상주직원 연합 체육대회'와 11일로 예정됐던 초등학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공항 견학 프로그램을 무기한 연기했다. 사상구도 오는 13일 괘법동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청소년 200~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었던 사상강변청소년어울림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 부산지부는 오는 10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 계획이던 '미래로 통일로' 콘서트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엑소 헨리 등 대형 아이돌이 출동해 수만 명의 청소년이 전국에서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행사 취소 및 연기에 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행사 관계자는 "보건당국에 의견을 물어봤고,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아동·청소년과의 교류 업무를 맡고 있는 부산국제교류재단은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5~9일 열릴 예정이던 대만 가오슝 청소년 교류방문단 부산 초청행사를 9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다음 달 9~12일 예정돼 있던 한·중·일 아동 우호그림전시회도 상황을 지켜보고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오는 10일 중국기업 뉴스킨의 종사자 6000명이 인센티브 관광으로 크루즈를 타고 부산을 방문해 영화의전당에서 행사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메르스 공포로 인해 부산항에 입항하지 않고 공해상에서 자체 행사를 가진 뒤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부산영상위원회도 오는 19~21일 해운대 노보텔에서 열기로 했던 '제8회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을 다른 날짜로 옮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