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부산외대가 학교를 청결하게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외부음식 주문을 금지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배달음식이 금지되면서 메뉴 선택권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 기숙사 거주 학생은 학교 식당이 문을 닫는 야간에는 허기를 참아야 한다. 부산외대는 지난해 4월부터 '그린캠퍼스'를 표방하며 외부 배달음식 반입을 일절 금지했다.
학생모임 '외성인권리찾기' 측은 "학교 측이 미관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배달음식을 통제했다"며 "학생들의 불편이 큰 사안인데도 전체 학생에게 의견도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산외대의 배달음식 금지를 두고, 학교 인근 상인들도 반발하고 있다. 부산외대 인근 식당주 김모(42) 씨는 "학교가 들어온다길래 상권이 좋아질 줄 알고 가게를 차렸는데, 배달이 안 되니 파리만 날린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1년이 넘도록 학생들의 원성에 귀를 막았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이는 작년 총학생회와 충분히 협의한 사항"이라며 "학교가 생각하기에 맞는 정책이라고 생각되면 그대로 밀어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배달음식 주문을 금지하는 대학교를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들다. 인근 부산대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렇다고 부산외대 교내식당 밥값이 싼 것도 아니다. 부산지역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비싼 축에 속한다. 본지가 4일 부산외대와 규모가 비슷한 10개 대학의 학생식당 밥값을 조사한 결과 상당한 차이가 났다.
부산외대의 정식 기준 밥값은 3500~5000원 대로, 같은 사립대인 동아대·인제대·동의대·부산가톨릭대·신라대·경성대·동명대·동서대가 2500~4000원인 점과 큰 차이를 보인다. 단품(돈가스)을 비교하면 부산외대는 4000원이고, 지역 대부분 대학은 2800~3500원 선이다. 한편, 서울대는 지난 1일부터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아침식사에 한해 학생회관 식당 가격을 17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렸다.
부산외대 측은 학생들의 편의보다 위탁업체의 운영수익을 걱정해주는 모양새다. 학교 식당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에 부산외대 관계자는 "위탁업체가 15억 원을 투자해 들어온 만큼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내야 하는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의 불편은 크다. 제대로 된 식사 대신 간단한 요깃거리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이 학교 학생 이모(여·20) 씨는 "학생식당 가격이 부담돼 1500원 짜리 밥 버거로 주로 끼니를 때운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총학생회가 나섰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학생들은 5일 위탁업체와 벌이는 가격 협상에 기대를 건다. 반선간 총학생회장은 "지역 대학 학생식당 7곳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업체 측에 제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