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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발전기금 편법지출 '학운위(학교운영위원회)'는 거수기…교육청은 나 몰라라

초중고 부실 운용 왜

  • 강승만 기자 smk@kookje.co.kr
  •  |   입력 : 2015-05-25 23:30:5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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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집행 맡은 위원회, 교장 측근 많아 불투명
- 부산 기금 2년 새 32억 줄어
- 학부모 강제모금도 여전

- 당국은 "학교 알아서 할 일"
- 부당 신고센터 설치 않아

교육시설 개선과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되는 학교발전기금의 관리와 운용 부실이 심각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감시·감독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학교발전기금은 부산지역에만 1년에 1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교육 재정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따라서 기금 도입 목적대로 제한된 교육 재정을 메워 교육여건 개선 등 학생 복지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학교의 적극적인 관심과 기금의 투명한 운용을 위한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불투명한 관리, 기금 감소로

부산 서구 A고가 2014학년도에 접수한 발전기금은 10억 원이 넘는다. 이 중 3억여 원을 집행하고 2013학년도 이월금과 함께 8억 원 가까이 남았다. 당해 받은 발전기금은 원칙적으로 해당 회계연도 내에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A고는 70% 이상의 예산을 이월했다. 이 학교는 교직원 인건비 2400여만 원을 기금에서 학교회계로 전출해 지급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련 규정인 '학교발전기금 조성 운영 및 회계관리 요령'은 발전기금 사용 제한 사항으로 교직원의 각종 수당(인건비)을 명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사용 항목이 아닌 학생복지와 무관한 학교 시설개선에 발전기금 사용 ▷기탁받은 기금을 현금으로 보관하거나 이월된 발전기금 누락 ▷발전기금 운용 및 결산 내역 미공개 ▷운영위원장과 발전기금출납원(행정실장) 결재 없이 발전기금 집행 등 올해 들어서만 부산시교육청 자체 종합감사에서 발전기금 운용 및 관리부실 사례가 5건이나 적발됐다.

이처럼 애초 취지와 달리 학교발전기금 운용 및 관리가 겉돌면서 기금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산하 초중고교 학교발전기금 총액은 2012학년도 133억1923만 원에서 2013학년도 115억7225만 원, 2014학년도 101억1171만 원으로 줄었다. 올해 초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고등교육기관의 기부금 실태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1조1306억 원이던 4년제 대학의 기부금 총액은 2012년 5089억 원으로 55% 급감했다. 보고서는 기부금 감소의 원인으로 경제 불황이 아닌 기부금 관리와 투명성 부족 등을 지적했다.

■학교운영위원회 제구실 못해

학교발전기금은 1996년 학부모·지역인사·교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의 도입과 그 역사를 같이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기금 부실 운영이 기금 조성 및 집행의 주체인 학운위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학운위 협의회 김동욱 회장은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학운위가 교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 구성돼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참교육 이야기'의 저자 김용택 교육칼럼니스트는 "진보교육감들이 투명한 학교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불법 찬조금 근절에 대해서는 근본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라며 "학운위를 통과하면 불법이 합법으로 둔갑하는 학교발전기금은 학부모에게 강제모금의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반 학부모는 학교 방문이 부담스럽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고유경 부회장은 "학기 초 학부모 모임 등에서 학급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주기로 하면 참석한 학부모 입장에서는 거절할 수 없다"며 "학부모가 학교 방문을 꺼리는 요인으로 학교발전기금이 작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금 관리 투명성 강화해야

시교육청은 정보공개 등 투명성 강화는 필요하지만 학운위를 통해 학교별로 기금이 운용되는 만큼 학교 차원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은 전체적으로 분기에 한 번 학교별로 발전기금 조성·집행 현황을 취합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관련 규정(학교발전기금 조성 운영 및 회계관리 요령)에서 명시한 '학교발전기금 부당조성 신고센터'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았다. 시교육청 서기정 감사관은 "학교발전기금은 일선 학교에 자체 종합감사를 나가면 관련 내역을 점검하지만 상시적인 감사는 못하고 있다"며 "학교발전기금 부당 조성 신고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 일선 고교 교장은 "기금이 없어도 학교를 운영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지만 필요성이 있어 기금을 운용해야 한다면 기금 관리를 강화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부산 학교발전기금 부실 사례

◆서구 A초

화단 수목 전지사업비를 발전기금 회계에서 지출

◆사하구 B중

발전기금 운용계획 수립 없이 기금 집행

◆동구 C초

2009~2010년 밴드부 및 저소득층 지원 명목 접수한 발전기금 6년간 미집행

◆서구 D고

발전기금을 사용 제한항목인 교직원 인건비로 전용

◆부산진구 E고

월별 접수·사용내역 등 상세정보 미공개

※출처:감사원 감사정보공시사이트 '공공감사( PASA)', 부산시교육청, 각급 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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