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14일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앞마당에서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수입 과일·농산물을 판매하는 데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농산물을 판매해 농민단체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14일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도내 지역농협 하나로마트를 확인한 결과, 곳곳에서 수입농산물을 무분별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내 지역농협은 330여 개의 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현장 확인은 전수조사는 아니지만 조사한 매장 대부분이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다고 연맹은 전했다. 연맹 관계자는 "매장 진열대에는 주로 바나나 파인애플 포도 오렌지 등 수입과일이 많았고, 콩나물 숙주나물 말린버섯 등도 버젓이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주로 대형 농협 하나로마트일수록 수입농산물이 많았으며, 수입과일이 전체 과일 전시 판매대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매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연맹은 일부 지역농협에서는 대의원 총회에서 일부 수입 과일을 따로 정해 판매하도록 결의한 곳도 있으며, 사과를 주로 생산하는 한 지역농협에서는 경쟁품목인 수입 과일을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우리 농산물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할 농협이 수입농산물을 파는 것은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수입 과일·농산물을 즉각 철수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연맹은 오는 20일까지 농협 하나로마트에 있는 수입 과일·농산물을 철수하지 않으면 강제로 치울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는 "농협 판매장 농·축산물은 100% 국내산만 취급하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 농·축협이 다문화가정 요청과 구색을 갖추기 위해 취급하는 곳이 있다"며 "취급기준을 위반하면 중앙회 자금지원을 중지하는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