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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부산 남구 용소초등학교 스마트교실에서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수업 분반활동을 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남구 용소초 'SW 연구수업' 시간
- 바둑판 화면에 강아지 경로 표시
- 명령어 활용 목표 지점까지 이동
- 원리·이해 도우니 교육흥미 배가
- 엔트리 등 개방형 프로그램 활용
- 아이들 몰입·성취도 예상외 호응
- 논리·문제해결력 외 창의력 쑥쑥
- 교육부, 2018년부터 의무화 계획
정보통신기술(ICT)과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로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요 선진국이 잇달아 SW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1994년 이스라엘은 SW 과목을 정규교육과정에 포함했다. 2014년 핀란드는 코딩학교(코디콜루)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영국은 2014년 9월부터 필수 과목에 코딩수업을 포함했다. 영국컴퓨팅협회(BCS)를 중심으로 초중등 컴퓨팅 교육 표준 모델을 마련해 만 5세부터 교육한다. 미국에서는 2011년부터 미국컴퓨터학회(ACM)와 미국컴퓨터과학교사협회(CSTA)가 컴퓨터과학 교육 표준 권고안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도 우리나라를 SW 중심 사회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방안'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확정되는 '2015학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2018학년도부터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 SW 교육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전국에서는 130여 개 학교가 연구·시범학교로 운영 중이다. 부산에서는 용소초 등 10개교가 SW 연구학교 및 교육 선도학교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용소초를 찾아 SW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절차적 사고로 논리력 배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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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학생이 교실 전자필판 앞에서 바둑판 모양 화면을 보며 문제풀기에 열중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
지난 8일 SW 교육 연구학교인 부산 남구 용소초 연구수업 시간. 수업은 학생들이 스마트교실에서 교사의 설명을 듣고 컴퓨터실로 장소를 이동해 실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교실 전자필판에는 바둑판 모양 화면에 강아지와 이동 경로가 표시됐다. 명령어를 활용해 강아지를 목표 지점까지 한 칸씩 이동시켜 나가는 과제에 대한 교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다섯 명씩 분반을 이뤄 모여 앉은 아이들은 설명대로 명령어 표지 '앞으로 한 칸 이동' '좌회전' '우회전' '반복' 등을 테이블에 순서대로 배치했다.
1단계에서 5단계까지 미리 실물 교구를 이용해 학습한 학생들은 컴퓨터실에서 실제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인 '엔트리'을 활용해 기초 코딩 실습을 했다. 엔트리는 카이스트에서 제작해 시험운영 중인 온라인 프로그램이다. 명령어 블록을 쌓으면서 코딩에 대해 이해하고 절차적 사고(알고리즘)를 통해 논리력과 문제 해결력 등을 익힐 수 있다. 4학년 김효은 양은 몇 번 시도 만에 3단계에 도달했다. 김 양은 "소프트웨어 수업은 다른 수업보다 배운 것을 바로 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미숙(실과교과 전담) 교사는 "아이들 수준에 맞춰 적절하게 교과 운영을 하고 있다" 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잃지 않고 흥미를 보이면 교육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 저학년에게 어려운 함수추리 부분은 수업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생활 속에서 원리 배워
3학년은 앞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6시간 소프트웨어교육을 받았다. 엔트리와 함께 '스크래치 주니어'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수업했다. 스크래치는 MIT 미디어 연구소(MIT Media Lab)에서 2006년 개발한 사건 기반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 및 환경이다. 아이들이 그래픽 환경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경험할 수 있다. 3학년 홍준우 군은 "컴퓨터로 스크래치 주니어(앱)를 내려받아 배경을 바꾸거나 친구사진을 올려 이미지를 변경하고 꾸미기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신호등처럼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것을 SW 교육에 활용한다. 그는 "아이들이 늘 보는 것이 신호등이라는 생각에 교차로에서 신호등 시간 제어를 설명하는 코딩을 준비했다"며 "스크래치나 엔트리 등은 개방형 프로그램으로 사용자 수정(모딩)이 가능해 수업에서 창의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품 작동 원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로봇 청소기나 스마트 기기 등 제품도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교사가 열정으로 차별화된 수업을 준비하자 학생들도 SW 수업이 유익하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3학년 조준영 군은 "신호등 수업이 나중에 (소프트웨어 공학자가 돼) 원하는 프로그램 만들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수업 소감을 밝혔다. 5학년 노태준 군은 "수업 듣기 전에는 SW 프로그램은 천재들이 만드는 줄 알았는데 배우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기준 군은 "예전에는 게임만 했다면 이제는 게임 작동 원리을 배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학기 초부터 교과 과정을 수정하느라 바빴다. 처음 설계한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몰입과 성취도가 교사의 예상을 뛰어넘어 교육내용을 보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고학년 중에는 엔트리 10단계를 단 두 번의 수업에 완성한 학생도 있었다. 6학년 송가현 양은 "소프트웨어 교육이 유익하지만 엔트리 프로그램은 단순하다"고 말했다.
※ 코딩
21세기 라틴어라고도 불리는 '코딩(Coding)'은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형태로 언어를 작성하는 것으로, 컴퓨터가 수행해야 할 수 많은 명령들의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작업이다. 코딩교육은 기술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며 사고력을 훈련시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주어진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컴퓨터 기반 논리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기를 수 있다. 'Computational Thinking'은 컴퓨터 과학교육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디지털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 사고능력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