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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부산 용호중학교 강당에서 열린 '효 교육'. 남지연 강사가 이순신 장군, 이이 등 효심이 강했던 위인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토의하는 환경서 배려심 함양
- 교과수업도 축소 않아 효과적
- "우등생보다는 사람됨이 먼저"
- 사회성 높은 인재 우대받는 추세
- 대학들 봉사 관련 강좌 등 늘려
'초등 인성교육 중심 교실수업개선 워크숍'이 열린 지난 7일 부산교대 부설초등학교는 1000명에 가까운 교사들로 북적였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토의·토론 중심의 협력학습을 통한 배움이 있는 수업'이었다. 별도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보다 교과 수업에서부터 인성교육이 필요하며, 토의·토론수업이 효과적인 교수법으로 제시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엄궁초 박미령 수석교사는 "논리적 글쓰기 수업을 참관했는데 보통은 글부터 쓰라고 할 텐데 여기에서는 먼저 반 친구들과 토의·토론을 하게 한 뒤 글쓰기를 시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며 "남의 의견을 먼저 듣고 자기 생각에 오류는 없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남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21일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초중고교와 대학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초중고 토의·토론으로 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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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버이날을 맞아 용호중 학생이 어머니에게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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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은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정부와 교육청은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교육청은 연내 종합계획을 세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성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다.
예비 단계로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여러 인성교육을 실험 중이다. 먼저 교과 수업에서 인성교육이 가능하도록 토의·토론수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부산시교육청 건강생활과 조제호 장학사는 "인성교육을 따로 한다고 하면 공부에 방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수업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수업을 통해 인성교육을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그 수단이 토의·토론 수업이다"라고 말했다.
교과 외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남구 용호중학교는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전교생을 대상으로 '효 교육'을 펼쳤다. 시교육청은 오는 18~22일을 '인성 주간'으로 지정, 일선 초중고에서 인성교육을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시교육청은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밥상머리 교육' 매뉴얼을 제작, 이달 말 가정에 배포한다. 매뉴얼은 가족과 올바로 대화하는 방법을 예시로 설명한다.
■대학교육 전공과 인성 '투 트랙'
대학도 인성교육을 학점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학교육의 방향을 전공과 인성 '투 트랙'으로 잡고 있는 셈이다. 경성대는 인성 관련 교과를 1·2학년 필수교양과목 지정했으며, 동의대는 사회봉사활동(12강좌)에 학점을 인정하고 온라인 등에서 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글쓰기와 표현' 수업을 기본 교양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부산대도 사회봉사 교과목(14강좌)을 개설했다. 이 밖에 참선 수행, 전통예절문화교실, 조를 짜 공부를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학습공동체 운영 등 인성교육은 대학별로 다양하다. 전국 4년제 대학에 개설된 사회봉사 교과목은 901개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인성은 곧 기업이 바라는 인재의 덕목이라는 점에서 대학은 인성교육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대학평가의 주요 지표인 취업률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동명대 이기욱 입학홍보처장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학생들은 점차 사람 간 관계에 서툴고 사회성을 기르지 못하는데, 기업은 사회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바른 직업인을 키우고 취업률을 높이는 데 인성교육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개도국형에서 선진국형 교육으로
이처럼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교육계에 부는 인성교육 바람은 우리나라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는 분석한다. 능력 있는 한 사람을 키우는 '개발도상국형' 교육에서 모두가 어우러지는 '선진국형'으로 교육의 방점이 옮겨오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만 잘하고 혼자 잘난 사람보다 학습 능력은 떨어지더라도 관계성이 우수한 인재를 더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도 이러한 교육의 변화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교사들도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한 초등교사는 "종전처럼 일방적으로 지식만 가르치는 방식의 교육은 더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교육현장에서 체감한다"며 "여전히 변화를 귀찮아하는 교사도 있긴 하나 학교는 더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성교육을 법으로까지 명시했지만 전반적으로 학교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정부 차원의 인성교육 강화가 형식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교대 성병창(교육학과) 교수는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주고 이해하는 문화가 학교 공동체에 전반적으로 퍼지지 못한다면 아무리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늘린다 한들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대학 인성교육 프로그램
◆경성대 - 1학년 '통합인성', 2학년 '경성 허그' 필수교양과목으로 지정
◆고신대 - 심리검사를 통한 학생 상담
◆동명대 - 세계선센터 등 인성교육 전담하는 교내 기구 전국 최초로 개설. '명상과 현대사회' '전통예절과 현대사회' 등 강좌 진행
◆동서대 - 1학년 대상 '인성과 진로설계' 교과목을 지도교수별로 분반해 운영
◆동아대 - 자기계발 및 인성강화 프로그램
◆동의대 - 사회봉사 학점 인정, 바른 언어 사용하도록 '글쓰기와 표현' 수업 운영
◆부경대 - '21세기 리더십'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 강의 개설. 추천 교양도서 200권 중 50권 읽고 독후감 제출하면 1학점 인정
◆부산대 - 교양필수 '의사소통' 교과 개설, 취업캠프 중 인성면접 실전 경험 제공
◆부산가톨릭대 - 1~3학년 지혜·창의인성·예절 배우는 '데레사 프로그램' 이수 의무화
◆부산교대 - 1학년 대상으로 16시간 교육(인성 8시간·예절 8시간)
◆부산외대 - 체험인성교육센터가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위주로 한 정규(커뮤니티 및 서비스러닝)와 비정규(나눔과 비전) 과정 운영
◆신라대 - 맞춤형 인성 및 진로지도 프로그램인 'SDSP' 운영
◆영산대 - 사회봉사활동 90시간, 대학이 선정한 고전 21권 중 10권 이상 읽어야 졸업 가능. 1학년 대상 전통문화예절교실 운영
◆인제대 - 조를 짜 서로 공부를 가르쳐주고 배움을 받는 '학습 튜터링' 학기 중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