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구, 내년 1월부터 과태료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의 금연거리 선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영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상인들의 반대로 금연거리 지정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에서 금연거리 지정을 상인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부산진구는 최근 서면 영광도서 일대 문화로 399m 구간과 서면메디컬스트리트 700m 구간을 금연거리로 지정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한 결과 상인들의 강력한 반대로 문화로를 금연구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문화로 인근 상인들은 이 일대가 금연거리로 지정되면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대 상권이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올해 1월부터 금연구역 확대로 음식점을 포함한 상가들이 치명타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전국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이 때문에 식당을 찾은 흡연자 손님들은 바깥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일상화됐다고 업주들은 말한다.

문화로 인근 상인들은 이곳이 서면 특화 거리나 복개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권이 침체한데다 흡연할 수 있는 공간마저 없애버리면 상권이 더 침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상인 이모(55) 씨는 "금연거리를 만든다는 것에 누가 반대를 하겠느냐"며 "하지만 금연거리가 생기면 담배 피울 곳이 없어져 손님들이 이 일대를 더 멀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진구는 일단 서면메디컬스트리트만 금연구역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수정안은 도시철도 서면역 7번 출구부터 도시철도 2호선 부암역 1번 출구까지 쌍방향 도로를 모두 금연거리로 지정한다. 흡연 부스 설치 등은 취소됐다. 부산진구는 올해는 표지판 등을 부착하는 등 계도에 집중하고 내년 1월부터 금연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2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현재 부산에서는 사상구 감전역~학장사거리와 중구 광복로 구간이 금연거리로 지정돼 있고 다른 지자체들도 금연거리 지정을 적극 검토 중이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메디컬스트리트에는 '건강' 관련 종사자들이 많다 보니 금연거리 지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일단 메디컬스트리트에 금연거리를 시행한 후 문화로 인근 상인들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