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거리 일대 노상주차장 건립이 무산되면서 불법 주차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다.

해운대구는 지난 2월 영화의 거리를 조성하며 인근 도로에 38면의 노상 주차장 건립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마린시티에 고층 건물이 밀집한 탓에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경찰과 소방당국으로부터 주차장 건립 불가 의견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구는 예산 4억 원을 편성해 10대의 불법 주정차 단속 CC(폐쇄회로)TV를 올해 안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CCTV 설치 전까지는 차량 견인 등 단속을 강화한다.

하지만 주차 단속을 두고 반발이 일고 있다. 관광객 이모(35) 씨는 "경치가 좋아 자주 찾는 장소인데, 30분가량 주차했다가 차량이 견인됐다"며 "붐비는 해운대 해수욕장 주차장을 피해 이곳으로 왔으나 주차장이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 일대 상인들도 불만이 많다. 영화의 거리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주말이면 영화의 거리 앞 도로에 주차 차량으로 가득하다. 불법 주차 단속으로 손님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은 불법 주차 단속에 환영했다. 주민 박모(여·58) 씨는 "불법 주차로 주말에 아파트 진입에 불편을 겪었다. 주차장 건립이 여의치 않다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운대구 역시 소방도로라는 예상치 못한 벽에 가로막힌 탓에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영화의 거리에 주차장을 만들지 못해 동백섬 주차장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노상 주차장으로 영화의 거리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려 했으나 무산됐다"며 "결국 군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동백섬 물양장에 100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군과의 협의가 쉽지 않으므로 주차장 문제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